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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더욱 서러운 사람들

<8뉴스>

<앵커>

이번 장맛비로 비 피해 입은 분들 많으실텐데요. 이렇게 많은 비가 오면 삶이 더욱 어려워지는 분들이 우리 주위에 많습니다.

박민하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기자>

퍼붓던 장맛비가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청계천 옆 철거 예정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손길이 바빠집니다.

천장 비닐에 고인 빗물을 빼내고 틈이 벌어진 곳을 다시 테이프로 붙여놔야 합니다.

35년 전에 지어진 아파트의 붕괴위험도 문제지만, 장마철이면 더욱 열악해지는 위생환경이 이들에겐 당면한 더 큰 위협입니다.

[오석준/아파트 세입자 : 장마만 되면 곰팡이 냄새 때문에 살 수가 없고, 아침에 일어나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목이 칼칼한데, 이렇게 어떻게 살겠냐고.]

관할 구청에선 세입자들에게 5백만원 안팎의 이주비를 주며 이사갈 것을 종용하지만, 오씨처럼 갈 곳 없는 철거민 30여세대가 아직도 이 아파트에서 몸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같이 살던 친척이 이주비를 가로채 달아난 뒤 전기도, 수도도 끊긴 아파트 7층에 홀로 버려진 이강일 할아버지.

[이강일/아파트 세입자 : 목수일도 32년간 했지만, 힘이들지만 참고 견디고 살아야지 어떻게 해요.]

끊긴 수도관을 찾아내 식수를 해결해 왔지만 요즘 같은 땐 녹물이 더 심해집니다.

철거반이 들이닥치기를 벌써 네댓차례. 도심 속 빈곤의 섬에서 이들은 생계에 대한 걱정과 언제 쫓겨날 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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