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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하는 '백두대간'

<8뉴스>

<앵커>

무분별한 채석장 허가로 백두대간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산 전체가 잘려나갔지만 복구 공사는 시늉뿐입니다.

기동취재 2000, 남달구 기자입니다.

<기자>

충북 영동 추풍령의 금산입니다.

30년이 넘게 철도 침목용 자갈을 채석한 곳입니다.

해발 4백미터가 넘는 산은 어느덧 깎여나가 반쪽만 남았습니다.

경북 상주시 공성면 국수봉입니다.

거대한 채석장이 산허리를 처참하게 잘라냈습니다.

집채만한 화강암 덩어리들이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듯 아슬아슬합니다.

산 중턱이지만 풀 한포기없이 잿빛 암벽만 남아 있습니다.

비만 오면 시뻘건 황토가 저수지로 쏟아져 들어옵니다.

토사가 쌓여, 만든 지 4년도 안된 저수지는 보수공사가 그칠 날이 없습니다.

70가구 주민 2백여명의 식수원이었던 저수지가 이미 기능을 잃었습니다.

{문용진/마을 주민}
"비가 조금만 왔다 그러면 하천 바닥이 전부 황토물이예요, 황토물."

복구 현장입니다.

캐낸 돌을 치우고 나무를 심어야하지만 바위 덩어리가 그대로 쌓여있습니다.

산정상의 바위엔 시커먼 폐유를 뿌려 놓았습니다.

흙이나 풀로 위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폐차도 현장에 버려놓았습니다.

이곳 국수봉 일대에만 허가된 채석장만도 7곳이나 됩니다.

상주시는 최근 이곳에 또 토목용 골재 채취 허가까지 내줬습니다.

참다못한 주민들이 저지에 나서 이 문제는 법정으로 비화됐습니다.

공사가 중단되자 사업주쪽에서 주민들의 재산을 가압류했습니다.

환경이 파괴되고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지만 담당 공무원은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상주시 담당 공무원}
"원천적으로 산에 대한 채석허가 제도가 없어지지 않는 한 난개발, 산림훼손 문제는 막을 길 없습니다."

마구잡이 채석 허가로 한반도의 기둥인 백두대간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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