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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교제의 실상

원조교제란 원래 일본에서 쓰던 말을 '직수입'한 용어입니다.

일본에서 이 용어는 나이가 많고 경제력이 있는 '아저씨'가 여고생 등 어린 '소녀'와 사귀는 형태의 남녀관계를 말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돈 많은 아저씨가 여학생에게 용돈이나 각종 선물을 '원조'해주고 그 댓가로 '교제'를 하는 남녀관계의 일종입니다.

물론 일본 내에서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됐고 우리 언론도 이를 일본사회의 부도덕성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례로 소개하며 마구 비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이 원조교제는 우리나라에 수입됐고 우리 사회의 현실과 성격, 성관념에 맞춰 변형, 개조의 과정을 겪으면서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 났습니다.

우리의 '원조교제'는 용어만 일제이지 내용상으로 전혀 다릅니다. 그리고 문제는 일제 오리지널보다 더 추악하고 비도덕적이라는 것입니다.

최근 서울지검 소년부가 지난해 7월1일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후 이른바 '원조교제' 혐의로 기소된 백42명의 성인 남성들을 분석해 통계자료를 내놨습니다.

이 자료를 뜯어보면 앞서 얘기한 한국식 '원조교제'의 실상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먼저 아저씨와 여자 청소년이 인터넷이나 전화 등의 첫 접촉을 가진 뒤 성관계를 맺고 작별인사까지 하는데 걸린 시간은... 놀라지 마세요!

"1시간 이내가 12%, 1시간에서 2시간 사이가 19%, 2시간에서 3시간 사이가 14%, 3시간에서 4시간 사이는 12%"

즉, 57%가 4시간 이내에 모든 코스를 마친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넷에서 "우리 만날래?" "그래 그러자!" 그리고 바로 달려나가서 서로에 대한 소개 과정을 생략한 채 가까운 여관으로 달려가야 가능한 초스피드입니다.

도저히 교제라는 이름을 부치기 어려워 보이죠? 결국 한국식 원조교제는 신종 윤락행위라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인간적 소통과 상호 정신적 교류가 전무한 채 그저 청소년의 성을 돈으로 사고파는 매춘행위에 다름 아닙니다.

이에 대한 또 다른 증거를 찾아볼까요?

한국식 원조교제는 1번만 만나고(성적 관계를 갖고) 헤어지는 경우가 57.9%, 2번만 만나는 경우는 25.6%입니다.

즉, 93.5%는 1-2번만 만나고 미련없이 관계를 끊는 것입니다.

이 정도면 미아리 텍사스나 청량리 등 사창가에서 직업 윤락여성과 관계를 갖는 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그럼 우리 사회 미래의 어머니들은 왜 이렇게 눈쌀 찌푸려지는 윤락행위를 아르바이트로 하는 것일까요?

용돈을 마련하고 싶어서가 50.7%입니다... 휴대전화 구입비를 마련하기 위해, 친구들과의 유흥비를 벌기 위해, 심지어는 남자친구의 생일선물을 사주고 싶어서 등 생존과 전혀 무관한 이유가 태반이 넘는 것입니다.

가출 생활비를 마련하려고는 25.3%, 호기심이나 우발적 충동은 22.7%입니다. 이렇게 쉽게 돈버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안 원조교제 소녀들은 다시 원조교제에 나서는 비율이 61.1%에 달합니다.

원조교제를 하는 '아저씨'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요?

대부분은 안정되고 좋은 직업을 가진 계층의 남성들이었습니다. 직업별로 보면 회사원이 42.3%, 자영업자가 16.9%, 학생이 10.6%, 공무원이나 전문직이 합쳐서 7% 등등.

학력별로도 대학 재학 이상이 52.8%로 절반을 넘습니다. 즉 많이 배우고 잘 나가는 인간이 더 원조교제를 밝힌다는 얘기입니다.

기가 막힐 노릇은 원조교제남을 연령별로 분석해보니까 대부분은 2-3십대이지만 30% 가까이는 자신의 자녀보다 어린 소녀들에게서 성을 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제는 이런 후안무치한 범죄에 대해 우리 사회는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데 그친다는 점입니다.

원조교제 사범 중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겨우 6%, 나머지는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풀려났습니다.

실형을 선고 받은 사람도 모두 집행유예 기간중에 범행을 저질러 실형을 면하기 어려운 사람 뿐이고 그 나마도 징역 1년을 넘긴 경우는 단 한명도 없습니다.

원조교제 남성들에 대한 구속영장의 기각율은 지난해 39%에 달해 일반적 범죄의 기각율을 훨씬 넘어서고 있습니다.

기각 사유는 피고인이 대부분 초범이라는 점, 직업이 안정된 사람들이라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 서울지검 소년부 민영선 수석검사는 대부분 1-2회에 그치는 원조교제 행태의 특성상 초범이라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하거나 형량을 줄여주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오히려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 계층인 만큼 엄한 중벌로 사회기풍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렇게 허술한 처벌로 일관하다 보니 이제 원조교제는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검찰의 분석입니다.

먼저 공갈형, 원조교제를 한 청소년이 자신은 처벌을 받지 않고 상대방 남성은 원조교제 사실이 알려질 경우 톡톡히 망신을 당한다는 사실을 악용해 윤락 청소년이 상대방 성인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사례가 왕왕 있습니다.

생업형, 올초 경찰에 검거된 K모 양의 경우 가출한 3달 동안 원조교제를 시도한 남성의 숫자가 백2십여명, 이중 실제 돈을 주고 받고 원조교제까지 한 남자는 6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최근 원조교제로 적발되는 소녀들의 경우 관계를 맺은 남성의 숫자가 쉽게 2-3십명을 넘어서 이제 직업적 원조교제 여학생마저 등장하는 지경입니다.

변태형, 1대 1 관계뿐 아니라 남성 1명에 여학생 2명, 심지어는 3명이 혼음하다 적발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선택형, 소위 잘 나가는 원조교제녀는 예전처럼 아무 아저씨와 관계를 갖는 것이 아니라 직업, 나이, 외모 등등을 따져보기까지 한다는 것입니다.

원조교제가 엔조이 하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겠죠?

마지막으로 역원조교제형, 여성 성인이 남성 청소년을 사귀는 형태인데 아직까지 일반화된 것은 아니지만 간혹 발생하는 형태입니다.

이렇듯 원조교제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내가 유혹을 받을 수도 있고 나의 가족, 나의 자녀가 자칫 구렁텅이로 빠질 수 있습니다.

원조교제를 이 땅에서 몰아낼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물론 원조교제를 하는 남성들에게 엄벌을 내리고 우리의 여학생, 소녀들이 밤거리를 헤매지 않도록 여러가지 보호 프로그램이나 단속을 강화하는 방안이 우선되야겠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맺는 모든 인간관계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 인간 사이에 따뜻한 정이 흐르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하는,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상대방 남성은 원조교제 사실이 알려질 경우 톡톡히 망신을 당한다는 사실을 악용해 윤락 청소년이 상대방 성인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사례가 왕왕 있습니다.

생업형, 올초 경찰에 검거된 K모 양의 경우 가출한 3달 동안 원조교제를 시도한 남성의 숫자가 백2십여명, 이중 실제 돈을 주고 받고 원조교제까지 한 남자는 6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최근 원조교제로 적발되는 소녀들의 경우 관계를 맺은 남성의 숫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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