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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못 보내겠소

◎앵커: 못다한 작별은 김포공항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출국하 는 마지막 순간까지 손을 놓지 못한 채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마지막 떠나가는 길, 공항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혈육 의 손을 가까스로 한 번 더 쥐어봅니다. 이제 헤어지면 언제 다시 볼까, 두 팔로 꼭 안아보기 도 여러 번.

더 이상 따라갈 수 없다는 서러움 이 밀려와 바닥에 그만 주저앉고 맙니다. 출국 장까지 따라나온 조카들의 따뜻한 인사에 애써 눈물을 훔쳐 봅니다.

<사랑해요, 작은 아버지. 건강하시고 또 만나야 돼요.>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잘 가라는 말에 북측 가족들은 환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고마움을 전합니다. 생모인데도 상봉가족에 들지 못해 상 봉장마다 쫓아다닌 끝에 아들을 만난 이순례 할머니도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왔습니다.

아 들과 눈짓이라도 나눠볼까 노모는 사랑하는 아 들의 이름을 커다랗게 쓰고 길목을 지키고 섰 습니다. 가족의 생사를 알길 없는 이산가족들도 평양 가는 길을 메웠습니다.

상봉장마다 6.25 때 의용군으로 떠난 오빠를 찾는다며 피켓을 들고 나왔던 서복자 씨도 북으로 돌아가는 사 람들에게 목청껏 오빠를 찾아달라고 외쳤습니 다. 손 흔드는 가족을 뒤로 하고 들어간 탑승대 기실에서 시인 오영재 씨는 작별시로 다 못한 얘기를 전했습니다.

<오영재 시인: 서울을 떠나면서... 오늘의 이별 은 이별이 아닙니다. 북과 남이 힘을 합쳐 기어 이 통일의 날을 앞당겨 영원히 이별이 없도록 합시다.> 가족을 만난 사람도, 만나지 못한 사람도 더 이 상 따라나설 수 없는 곳평양 앞에서 다시는 이 별이 없기를 기원했습니다.

SBS 한승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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