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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풍수' 속 잘생긴 이방원, 최태준의 모든 것

[강선애의 뉴스타]

'대풍수' 속 잘생긴 이방원, 최태준의 모든 것
사극을 보다가 낯선 얼굴인데 잘생긴 조연이 등장하면 눈이 번쩍 뜨일 때가 있다. 드라마 ‘선덕여왕’의 김남길이 그랬고, ‘해를 품은 달’의 임시완이 그랬고, ‘뿌리깊은 나무’의 송중기가 그러했다.

SBS 수목 대기획 ‘대풍수’에도 그런 배우가 있다. 아이돌같이 잘생긴 얼굴에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단박에 시선을 잡아끄는 그. 바로 이방원 역의 배우 최태준이다.

▲ “‘대풍수’에 이방원으로 첫 등장, 방송 보고 충격”

최태준은 ‘대풍수’ 23회부터 아버지 이성계(지진희 분)를 도와 조선 건국에 힘을 보태는 아들 이방원 역으로 출연 중이다. ‘대풍수’가 긴 호흡을 이어가고 있는 장편 사극이라 다양한 인물들이 계속 투입되고 있는 가운데, 최태준의 등장은 신선했다. 다른 배우들보다 앳되면서도 낯선 외모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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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나온 ‘대풍수’ 첫 방송을 보고 충격 받았어요. 부족한 게 많이 보이니까요. 이방원이 조선 건국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고, ‘용의 눈물’에서 유동근 선배님이 연기했던 이방원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더 잘하고 싶었는데, 저 스스로 긴장을 많이 해서 그런지 처음엔 부족한 부분들 때문에 많이 속상했어요. 특히 처음 찍은 말 타는 신은 제가 봐도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였어요. 제가 탄 말이 눈길에 미끄러진 이후 달리질 않더라고요. 그래도 NG는 낼 수 없어서 억지로 말을 탔는데, 화면에 굉장히 엉성한 폼으로 말을 타는 것처럼 나왔어요. 다음에 말 타는 신을 촬영하게 되면 정말 잘하고 싶어요. 조금씩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 제가 진짜 이방원으로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거에요.”

최태준이 뒤늦게 합류한 ‘대풍수’에 쉽게 녹아들 수 있었던 것은 감독의 애정어린 관심과 선배 배우들의 도움이 컸다. 아버지 이성계 역의 지진희, 목지상 역 지성, 우야숙 역 도기석, 이지란 역 김구택 등이 어린 후배가 선배들 틈에서 어색해하지 않도록 먼저 손을 내밀었다.

“선배님들이 긴장 많이 풀어주셨죠. 지진희 선배님은 절 처음 보자마자 ‘네가 내 아들이니?’ 하시면서 잘 해보자고 하셨고, 첫 촬영 때도 살뜰히 챙겨주셨어요. 지성 선배님은 제가 자문을 구하면 다 성심성의껏 대답해주시고, 대기시간엔 저와 대사를 맞춰주시기도 해요. 우야숙, 이지란 삼촌도 잘 해주시고, 제가 먼저 다가가 말 걸기가 힘든데 이렇게 선배님들이 먼저 풀어주시니 감사했죠. 현장에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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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어린이들의 우상, 다시 연기에 빠지다

사실 최태준은 ‘연기 초짜’가 아니다. 열 살 때 SBS 드라마 ‘피아노’에서 조인성의 아역을 맡아 연기에 데뷔한 아역배우 출신이다. 당시 어린이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매직키드 마수리’에 마법사로 출연해 ‘어린이의 우상’으로 군림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의 어린시절 연기 경력은 여기까지였다.

“어릴 때 지면광고를 하다가 ‘피아노’의 오종록 감독님의 눈에 들어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어요. 또 ‘매직키드 마수리’를 하면서 또래 친구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죠. 학교생활도 열심히 했어요. 초등학교 6년 내내 반장을 했고, 6학년 땐 전교회장도 했어요. 근데 전교회장 후보에 올랐던 다른 친구들이 ‘쟨 마수리 싸인 해줘서 회장됐다’라고 수군거리더라고요. 그런 게 어린 저한텐 굉장히 스트레스였고, 또래 친구들의 지나친 사랑에 상처받는 일도 있어 아역을 그만뒀어요.”

그렇게 연기와는 담을 쌓고 학창시절을 보내던 최태준은 다시 운명처럼 연기를 만났다. 어릴 땐 멋도 모르고 했던 연기가 그에게 재미가 뭔지 깨닫게 했고, 이젠 그 누구보다도 연기에 있어 진지해졌다.

“사춘기가 오면서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고, 예고에 진학한 이후 연극을 하면서 연기의 재미를 느꼈어요. 어릴 때와는 다르게 연기에 대한 확실한 목표의식을 갖게 됐죠. 계속 아역배우 생활을 했다면 제가 연기를 진짜 좋아해서 하는 건지 아닌지 혼란스러웠을 거에요. 오히려 평범한 학창시절을 겪고, 예고에서 무대 경험을 쌓으며 왜 배우가 되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었던 게 저한텐 축복이었던 거 같아요.”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최태준은 중앙대학교 연극학과에 진학하며 제대로 연기공부에 돌입했다. 그러다 배우 김명민의 MM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어 소속사를 갖게 된 최태준은 지난해 드라마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에 정우성의 아들 임정 역, 영화 ‘페이스 메이커’에 마라톤 선수 민윤기 역으로 출연하며 대중에게 서서히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예고 2학년일 때, 제가 연영과 대표라 선배들 졸업식에 꽃다발을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했는데 그 때 신인을 발굴하러 온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관계자한테 명함을 받았어요. 그래서 JYP에 갔는데 아이돌 가수를 찾는다고 하더라고요. 전 연기가 하고 싶다고, 춤과 노래에는 소질이 없다고 했죠. 그 때 JYP에서 김명민 선배님이 계시는 소속사를 소개시켜줬어요. 그렇게 김명민 선배님을 알게 됐는데, 나중에 회사를 만들테니 기다려줄 수 있겠냐고 하더라고요. 전 제가 정말 좋아하고 닮고싶은 배우가 김명민 선배님이라 그걸 기다리겠다고 했죠. 그렇게 입시준비를 하고 대학에 들어가고,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지만 결국 김명민 선배님과 함께 할 수 있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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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명민, 연기 선생님 김명민, 멘토 김명민

최태준에게 김명민은 좋아하는 배우이자, 존경하는 연기 선생님이자, 삶의 멘토같은 존재다. 김명민은 까마득한 후배 최태준에게 기본적인 연기지도는 물론, 연기자로서 갖춰야할 태도, 마음가짐까지 하나하나 전수하고 있다. ‘연기본좌’ 김명민에게 가르침을 받는 최태준은 그저 행복할 뿐이다.

“전 정말 복 받은 거죠. 학교 친구들이나 또래 신인 배우들이 김명민 선배님에게 지도받는 절 굉장히 부러워해요. 선배님은 연기 스킬적인 부분도 알려주시고 대본분석도 같이 해주세요. 방송 모니터를 해서 저한테 부족한 점을 지적해주시기도 하고요. 옆에서 제가 배울게 정말 많아요. 선배님은 연기에 있어선 굉장히 엄격하신데 평소엔 편안하게 대해주세요. 같이 등산을 가거나 선배님이 감명깊게 본 영화나 책을 같이 보기도 하는데, 그 속에서도 연기적인 가르침을 주세요. 김명민 선배님은 모든 면에서 정말 제가 닮고 싶을 수 밖에 없는 배우에요.”

최태준은 자신이 ‘김명민의 연기 제자’로 불리는 만큼 부담도 갖고 있다. 자신의 행동이 김명민의 명성에 해가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그래서 최태준은 더 열심일 수 밖에 없다.

“김명민 선배님이 워낙 연기를 잘하는 분이니 그 분한테 연기지도를 받았다고 하면 저한테도 기대를 갖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더 조심할 수 밖에 없어요. 제가 선배님 이름에 누를 끼치면 안 되니까요. 김명민 선배님께 연기지도를 받는 게 일종의 특혜라고 생각해요. 대학이나 다른 배움의 자리에서 연기스승으로 서로 초빙하고자 할 선배님인데, 지금은 저만 연기를 배우고 있잖아요. 그 특혜를 명심하고, 연기 잘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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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배우가 된 후 최태준의 출연작은 아직 많지 않다. 영화 한 편, 드라마 두 편이 전부다. 그래서 하고싶은 것도 많고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마음도 크다. 가슴 속 열정이 큰 만큼 최태준에게 촬영장은 배움터이자 놀이터다. 그는 그 안에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마냥 즐겁고 행복하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대풍수’ 감독님도 가리지 말고 어떤 역이든 해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촬영장에서 많은 경험을 쌓고, 많은 인물을 가슴 속에 담아보고 싶어요. 스타의 자리를 탐내기보단, 꾸준하고 묵묵하게 연기하면서 많은 분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제 이름 앞에 ‘배우’란 단어가 와도 부끄럽지 않게, 절대 나태해지지 않겠습니다.”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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