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코 골던 아내가 코골이를 멈춘 이유…침대의 비밀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11.11 09:23 수정 2019.11.11 17:0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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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작합니다. 권 기자 이제 대부분 잠에서 깨어나야 될 시간인데 잠 얘기를 갖고 오셨어요. 이른바 '수면 산업' 시장이 국내에서만 3조 원 규모로 시장이 점점 더 커지고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잘 일어나는 것도 잠 얘기에 포함이 되니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OECD 국가 중에서 제일 잠을 적게 자는 편으로 조사돼 있죠.

바쁘고 스트레스 많고, 잠은 늘 부족하고 일어나기 힘들고 그렇다 보니까, 수면산업이라는 게 점점 커집니다. 요즘엔 인터넷이 여기서도 큰 역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같이 보면서 더 말씀드릴게요.

알람이 울리니까 침대 상체 부분이 서서히 올라오면서 방의 불이 저절로 켜집니다. 잠들었던 사람이 비교적 편안하게, 효과적으로 깰 수 있도록 방안의 기기들이 같이 알아서 움직이기 시작한 겁니다.

저게 어떻게 가능한 시스템인가, 일단 매트리스 밑에 지금 보시는 수면센서가 들어 있습니다. 그냥 허리띠 같은데, 저게 저 매트리스 위에 있는 사람의 움직임을 포착하고요.

저 센서와 침대, 조명, 알람이 울린 AI 스피커가 인터넷으로 서로서로 다 연결이 돼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사람 일어난다"고 센서가 포착한 정보를 다른 물건들이 실시간으로 전달받는 겁니다.

그래서 잠이 들면 알아서 TV가 꺼지고, 불도 꺼지고, 침대 머리 부분은 눕혀지면서, 공기청정기도 켜집니다.

자다가 코를 골면요. 그래서 달라지는 진동을 센서가 감지합니다. 그러면 천천히 매트리스 머리 부분이 살짝 들립니다.

잠을 깨우지 않으면서 자고 있는 사람의 기도를 조금 열어 줘서 코골이 상태를 해소하도록 돕겠다는 겁니다. 코골이가 멈추면 머리 부분은 원래대로 돌아갑니다.

[유혁상/직장인 : 아내가 코를 좀 고는 편인데, 코 고는 게 좀 완화되니까 다시 자기에도 편하고, 잠에서 다시 깨질 않는 편이어서 좋은 것 같아요.]

<앵커>

잠들면 불 꺼주는 건 좋을 것 같은데 잠에서 깨어날 때 저렇게 불 확 켜주는 건 별로 안 좋을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잠이 들었을 때 내 상태가 어떤지 수면의 질을 체크하는 기능도 있다고요?

<기자>

네. 저렇게 서로 주고받는 정보들이 내 휴대폰의 앱으로도 전달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간밤에 내가 코를 골았던 시간, 얕게 잠든 시간, 푹 잔 시간의 시간표를 다 보여주고요. 종합적인 수면 점수도 내서 내가 알면 좋을 '수면 팁'까지 줍니다.

지금까지 보신 것은 국내의 한 가구기업을 중심으로 작년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된 일종의 침실 시스템입니다.

그 회사의 제품들로만 이뤄진 게 아니고요. 국내 가구기업, 가전기업, 해외 수면센서 기업, 또 국내외 여러 IT 기업들의 제품들과 기술들이 결합돼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제 나오기 시작하는 단계이지만, 사실 수면시장이 훨씬 더 큰 해외에서 이런 기술들이 먼저 선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요새 IoT, 사물인터넷 이런 말 많이 들으시죠. 두 개가 같은 말이고요. 한 마디로 어떤 물건에든 이제 인터넷을, 정보통신을 결합시킬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침대, 소파, 방석, 제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이나 신고 있는 구두에도 이론적으로는 인터넷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실시간으로 물건들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게 가능해지니까 전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는 거죠.

<앵커>

사물인터넷 말고 AI 인공지능, IoT, AI 자꾸 나오는데 아무튼 인공지능과의 결합도 추진이 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내 가구들이 나에 대해서 계속 공부를 하는 겁니다. 나한테 최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요. 그런 기술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국내의 한 환경가전기업이 개발하고 있는 매트리스인데요, 그 사람의 뒤척임이나 몸무게에 맞춰서 매트리스 곳곳이 조금씩 올록볼록하게 올라갔다 내려갔다 합니다. 숙면에 좋은 자세를 찾아주는 거죠.

그런데 이게 사람마다 다를 거잖아요. 일단 몸무게가 다 다르고요. 그러니까 자기 주인의 패턴을 찾아서 그 패턴을 침실의 다른 물건들이랑 공유하면서 이 사람은 이럴 때 제일 잘 잔다. 이런 환경을 만들어간다는 겁니다.

[박춘호/환경가전업체 연구원 : 내가 잘 잘 때의 심박 수를 확인하고 기억해 뒀다가 (매트리스로) 그와 유사한 진동을 미세하게 주면, 잠이 깼다가도 좀 더 쉽게 잠이 들 수 있다든가 (할 수 있죠.)]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가구나 가전업체들은 다 이 수면산업에 관심이 큽니다.

잠은 일단 누구나 자는 데다가 사실 가구나 가전들이 고가이고 한번 사면 바꾸기 힘드니까요. 이런 것들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게 굉장히 기업들에게도 좋은 일이죠.

무엇보다 잠을 중심으로 이렇게 서로서로 연결시키는 상황을 구축하면 충성고객이 되기가 쉬워집니다. 한 번 구축한 환경을 벗어나지 않게 될 테니까요.

게다가 앞으로 헬스케어 같은 미래 분야들에 연결고리도 쌓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잠을 잘 자길 바라는 소비자들과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산업의 필요가 맞물려서 이런 첨단 수면산업 시장은 앞으로도 더 커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