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기준금리 내렸는데 "이자 더 내놔"…왜?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10.31 09:46 수정 2019.10.31 11:3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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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함께 합니다. 권 기자, 밤사이 미국 기준금리도 또 내렸고요. 우리 한국은행도 얼마 전에 기준금리를 또 내렸는데 대출받을 은행에 가면 오히려 예전보다 대출 이자를 더 내놓으라고 한다는데 이게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네. 사실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은 국민들의 빚 부담을 줄여서 돈을 더 빌렸으면 할 때 내리는 조치잖아요.

기준금리를 따라서 시중 금리가 내려가면 사람들이 이미 빌려놓은 돈의 이자가 줄어들 수 있고 또 새 돈을 빌릴 마음도 들 거고요.

그렇게 해서 생기는 여유로 소비하고 투자도 했으면 하는 거죠. 그런데 정작 시중 상황은 반대가 되고 있습니다.

당장 보금자리론 이건 정책금융이죠. 집이 없는 서민층에서 작은 집을 사려고 할 때만 내주는 우대금리인데, 매달 금리를 정합니다.

내일(1일)부터인 11월의 이자가 지금보다 0.2% 포인트 오히려 오르게 됐습니다. 7월에 올 들어서 처음 기준금리가 내린 다음에는 이자가 두 달 연속 쭉쭉 내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달까지 유지됐는데 지난 16일에 또 한 번 기준금리가 내리고 나서 2주가 지난 내일부터는 오히려 올라가서 2.3에서 2.55% 수준이 됩니다.

전체적인 시중금리 상황이 다 그렇습니다. 7월에 기준금리 내리고 나서 8월에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이었습니다. 8월에 돈을 빌리면 이자를 역대 가장 적게 냈다는 겁니다.

그런데 9월 되면서 보시는 것처럼 좀 올랐죠. 지금 보시는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한국은행이 어제 9월 상황까지를 종합해서 발표한 겁니다.

사실 바로 지금, 그러니까 10월 말의 시중 분위기는 방금 보신 표에서의 9월까지 상황보다 더 오르고 있습니다. 지금 은행에 가시면 거의 기준금리 올해 처음 내릴 때인 7월 수준의 이자 얘기할 겁니다.

<앵커>

왜 이러는 건지 상당히 궁금하고요. 만약에 대출 이자 부분이 이렇다면, 예금이나 적금 금리 이자는 어떤지도 알려주시죠.

<기자>

예금 금리도 8월보다는 사실 오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는 폭보다는 예금에 주는 이자 오른 폭이 더 작거나 오르다가 멈췄습니다.

지금 시중에 2% 이상 주는 정기예금 없죠. 은행들이 지금 분명히 대출금리는 올리면서 예금 금리는 그만큼 안 올리고, 그 차이만큼 이익을 챙기고 있는 상황이 맞습니다.

은행권에서 대출을 내주는 금리에는 가산금리라는 게 붙습니다. 그게 요즘 오르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그런 은행의 장삿속 때문만이다. 그것만으로는 지금 상황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기준금리가 제대로 반영됐다고 하면 대출과 예금 이자 둘 다 떨어지면서 그 차이가 벌어질 수도 있는 거잖아요.

이 얘기는 실제로 은행들이 돈을 빌려줄 때 자기들이 필요로 하는 비용 자체가 기준금리가 내렸는데도 요새 올라가고 있다는 겁니다.

아주 간단하게만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은행들이 우리한테 돈 빌려주는 비용은 정확히는 시중의 채권 금리를 따라갑니다.

이 채권금리란 것에는 기준금리가 반영되기 마련이지만 항상 일치하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이 채권금리가 요즘 오릅니다.

왜일까, 앞으로 금리가 더 내려갈 거 같지가 않다. 기준금리는 떨어졌지만 떨어질 거란 그 기대는 진작에 반영했고 더 내릴 수 있는 여력이 없어 보인다. 정작 시장에서는 이런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진작에 얼마나 반영이 됐다고 벌써 오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럼 돈 빌리려고 하거나 예금하려는 분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자>

정말 지금으로써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혹시 그럴 여유가 된다면 조금만 더 지켜보시는 게 낫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도 조금 전에 얘기했지만 조금 전 새벽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결정했습니다. 지난달에 이어서 또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했던 인하고요. 아직 우리나라가 이번에 내린 금리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금리를 내리면서 미국은 대체로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힌트를 줍니다. 지난달에 금리 내리면서는 경기 상황 봐서 더 내릴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이번에는 당분간 지금 기조를 적절히 유지하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이거는 "아 이 금리대에서 미국은 좀 유지를 하려나 보다" 이런 느낌을 주죠. 이렇게 되면 당장 우리나라가 기준금리를 더 내리기가 더 부담스러워집니다.

미국 금리가 남의 일이 아니고요.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세상 돈이 어디로 가려고 할지 같은 것도 한국은행은 봐야 되는데요, 미국이 더 안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 거니까요.

지금 우리 경기는 금리를 한 번 더 내려야 할 거 같다는 분위기는 있는데 우리가 더 내릴 수 있을까, 더 내리면 경기 띄울 수 있을까, 이런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된가는 거죠.

금리로 어떻게 조절해볼 수 있는 폭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돈을 언제 빌려야 할까, 빌린다면 변동 금리가 나을지, 고정이 나을지 예금은 또 어떻게 할지, 오늘 미국 금리 결정 이후에 당분간 금융시장 분위기, 큰돈들이 어디로 가려고 하는지 분위기를 좀 봐야 한다. 그렇게 말씀드리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