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검사의 거짓말을 보호하는 검찰 개혁?

임찬종 기자 cjyim@sbs.co.kr

작성 2019.10.31 09:41 수정 2019.10.31 11:2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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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2019년 8월 19일 기자들에게 아래와 같은 공식 메시지를 배포한 적이 있습니다.

[인사청문회 준비단에서 알려드립니다(8. 19.)]

1. "블루코어밸류업 1호 펀드 실질 오너가 조 후보자의 친척 조 모"라는 의혹 보도는 사실과 다릅니다.

- 조 모 씨는 ㈜코링크PE 대표와 친분관계가 있어 거의 유일하게 위 펀드가 아닌 다른 펀드 투자 관련 중국과 MOU 체결에 관여한 사실이 있을 뿐입니다(이건 MOU도 사후 무산됨).
- 후보자의 배우자가 조 모 씨의 소개로 블루코어밸류업 1호 사모펀드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나, 그 외에 조 모 씨가 투자 대상 선정을 포함하여 펀드 운영 일체에 관여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친척 조 모 씨● 명백하게 드러난 조국의 허위 주장…'규정' 시행 이후라면?

그러나 이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법무부의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발송한 이 메시지는 명백한 거짓임이 드러났습니다. 조국 전 장관과의 당시 해명과는 달리 "조 후보자의 친척 조 모 씨"가 조국 전 장관의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와 그 운용사인 코링크PE를 총괄한 인물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조 모 씨는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지만, 자신이 사모펀드를 운용하고 운용사 코링크PE를 총괄 운영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관련 보도가 오보라는 취지로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던 조국 전 장관은 당시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문제는 법무부가 어제(30일) 제정해 발표한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 시행되면 이와 같은 상황에서 법무부는 진실을 은폐하는 허위 주장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진실을 보도한 기자에게 즉각적인 불이익까지도 가할 수 있게 된다는 점입니다.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 33조에는 검찰이 오보라고 규정한 기사를 쓴 "언론기관 종사자"에 대하여 검찰이 "검찰청 출입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무부 검찰 개혁 방안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 [법무부 훈령 제1256호. 2019. 10. 30. 제정]

제33조(오보 대응 및 필요한 조치)

② 검찰총장 및 각급 검찰청의 장은 사건관계인, 검사 또는 수사업무 종사자의 명예, 사생활 등 인권을 침해하는 오보를 한 기자 등 언론기관 종사자에 대하여 검찰청 출입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설사 기자가 명백한 오보를 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검찰이 기자의 취재를 제한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물론 기자는 오보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기자가 져야 할 책임은 언론기관의 신뢰도 저하 감수, 민·형사상 법적 책임 이행, 오보 피해자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 등이 될 것입니다. 오보를 했다고 해서 권력기관이 기자의 취재를 자의적으로 제할할 수 있는 권리는 없습니다. 만약 그런 조치가 허용된다면 권력기관에 대한 언론의 비판과 의혹 제기 기능은 현저하게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한겨레신문사와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에 벌어진 '오보 논란'에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대입해보면 문제가 무엇인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한겨레는 <윤중천 "윤석열 접대했다"> 등의 보도가 '윤석열 총장이 윤중천의 별장에 갔다는 의혹'에 무게를 둔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별로 신뢰도가 높지는 않은) 관련자 진술이 있었는데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덮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 기사였다고 사후적으로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윤중천 "윤석열 접대했다"> 등의 한겨레 기사 제목, 최초 보도의 기사 구성, 그리고 당시 보도를 접한 대다수 사람들의 인식에 비춰봤을 때, 한겨레의 최초 보도는 '오보'였다는 점이 현재로서는 명확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 보도가 "수사업무 종사자의 명예를 침해하는 오보"였다고 해서 검찰총장이 한겨레 기자의 검찰청 출입을 일방적으로 금지한다면, 이를 언론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보지 않을 수 있을까요? 검찰총장이 한겨레 관계자들을 형사 고소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말입니다. (※ 저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한겨레 기자를 고소한 것, 이에 따라 검찰이 한겨레 관계자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한겨레 보도
● '오보 여부' 판단 권한을 검찰에 부여한 규정

더 큰 문제는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하 '규정')은 무엇이 오보인지 아닌지를 일방적으로 검찰이 규정해 기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법무부는 어제 기자들에게 '규정'의 도입 취지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문제의 조항이 "수사 중에 인권을 침해하는 오보가 발생한 경우에 대한 검찰의 대응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오보 여부에 대한 판단을 법원이나 여타 기관에 맡기지 않고 '검찰이 오보라고 판단하는 기사'를 쓴 언론사의 취재를 즉각적으로 제한하겠다는 조치란 뜻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던 것 같이 이 같은 규정에 따르면 검찰이나 권력을 가진 사건 관계인이 진실된 보도를 오보라고 주장하면서 기자들의 취재를 제한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난 8월 19일에 조국 전 장관과 법무부 측이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가 사모펀드 운용에 개입했다는 보도는 오보'라는 취지로 주장했는데, 만약 문제의 조항을 적용한다면 수사 착수 후 검찰이 조 전 장관이나 법무부의 나중에 거짓으로 밝혀진 '오보' 주장을 근거로 진실을 보도한 언론기관 종사자의 검찰 출입을 제한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밖에도 검찰의 사건 처리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거나 비판하는 보도에 대해 검찰이 '오보'라는 취지로 허위 주장을 한 경우는 결코 적지 않습니다. 2012년 검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윤석열 특별수사팀장과 법무부가 갈등을 빚었다는 보도나, 국정원 직원들이 대선후보 관련 글에 댓글을 달았다는 보도 등에 대해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오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보도가 진실이었다는 점은 이제 와서는 설명을 덧붙일 필요가 없을 정도로 명백합니다. 이외에도 검찰이 수사 과정에 대한 의혹 제기 보도에 대해 진실과는 다르게 '오보'라고 주장했던 경우는 부지기수입니다.

● 검사가 거짓말할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검찰 개혁?

결국, 법무부가 어제 제정한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의 33조는 검찰이 거짓말을 할 권리를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해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대표적인 검찰 개혁 정책 중 하나로 소개했는데, 결과를 놓고 보니 검사가 거짓말할 권리를 보호하는 조항까지 포함된 훈령이 검찰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된 셈입니다.
법무부 마크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법무부는 이에 대해 현재 시행 중인 '수사공보 준칙'에 있던 조항을 좀 더 엄격한 형태로 재도입한 것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에도 비슷한 조항이 있습니다. 제27조의 ②항에는 "검찰총장 및 각급 검찰청의 장은 오보 또는 추측성 보도를 한 언론기관 종사자에 대하여 제24조 제1호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라고 규정돼 있고, 24조 제1호의 조치로는 "언론기관 종사자에 대하여 브리핑 참석 또는 청사 출입의 제한"이 명시돼 있습니다. 법무부는 과거에도 이 같은 조항이 있었지만 적용된 사례가 없었으므로, 새롭게 제정돼 기존의 '수사공보준칙'을 대체할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비슷한 조항이 있는 것도 크게 염려할 일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존 준칙이 제정될 때도 이 조항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었고, 이후 해당 조항에 따른 출입 제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언론의 거센 문제제기 등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는 점은 지적해두고자 합니다.)

하지만 법무부가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제정한 과정을 살펴보면 법무부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법무부는 2주쯤 전에 법조 취재를 담당하는 기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간담회를 제안하면서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의 초안을 보내왔습니다. 당시 법무부가 기자들에게 보낸 초안에는 가장 문제가 되는 "(검찰이 보기에) 오보를 한 기자 등에 대한 검찰청 출입 제한 조치" 조항이 없었습니다. 이후 법무부는 간담회에 참석하려는 언론사가 너무 많다는 이유 등으로 언론 상대 간담회를 취소했습니다. 일부 기자들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조항이 빠진 초안에 대한 찬반 의견을 종이에 적어서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한 차례의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서면으로 의견을 받겠다는 것은 법무부의 요식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판단한 대부분의 기자들은 의견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어제 발표된 '규정'을 보니 법무부가 당시 보냈던 초안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독소조항이 슬그머니 들어가 있었던 것입니다. 상황이 이랬는데도 법무부는 보도자료에 언론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고 적어놓았습니다.

● 초안에는 없던 조항…"의견 수렴했다"는 거짓말

게다가, 법무부가 의견을 수렴했다고 주장한 다른 기관이나 단체들도 법무부 주장이 거짓이라고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법무부는 어제 보도자료에서 해당 규정에 대해 "검찰, 법원, 언론, 대한변협, 경찰,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대한변협 회장과 대변인은 법무부가 변협의 의견을 수렴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허윤 대한변협 대변인은 어제 "정부기관은 감시의 대상인데 언론사가 오보를 냈다는 이유로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습니다"라고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하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법원 역시 법무부가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에 해당 규정에 대한 초안을 보내며 의견을 구한 적이 있지만, 해당 규정이 법무부 훈령이기 때문에 법원이 의견을 내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사실상 의견이 없다는 취지로 회신했다고 밝혔습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이를 두고 법무부가 법원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주장한다면 잘못이며, 더구나 언론이 가장 문제를 삼고 있는 '(검찰이 보기에) 오보를 한 기자에 대한 출입 제한' 조치는 법무부가 법원행정처에 보낸 초안에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대검찰청조차 가장 문제가 되는 '출입 제한 조치'는 언론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이지 검찰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반대 의견을 법무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 언론, 대한변협"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했다는 법무부의 주장은 거짓이고, 검찰로부터는 적어도 해당 조항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수렴한 셈입니다.

결국, 법무부가 1. 기자들에게 보낸 초안에는 없었던 문제적 조항을 최종안에 갑자기 포함시킨 것 2. 실제로는 규정, 특히 해당 조항에 대해서 의견을 수렴하지 않아 놓고서는 "검찰, 법원, 언론, 대한변협"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했다고 거짓말을 한 점 등에 비춰볼 때 '(검찰이 보기에) 오보를 한 기자에 대한 출입 제한' 조항이 단순히 과거 규정을 승계한 것으로만 믿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어렵고, 공개 이후 비난이 예상되며, 실제로 공개된 후 대다수 관계자들이 비판한 조항을 무리하게 최종안에 포함시킨 이유가 따로 있다고 분석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검찰 외경
● 공익적 보도부터 막을 방패 될 가능성이 큰 '규정'

사실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의 문제는 "(검찰이 보기에) 오보를 한 기자에 대한 출입 제한" 조항 하나에 그치지 않습니다. 피의사실공표로 인한 명예훼손과 국민의 알권리 사이에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수사에 참여하지 않는 별도의 공보 담당자만 언론과 접촉할 수 있게 하고, 수사 관계자들의 언론과의 접촉 자체를 원천 차단한 조항 등은 공익적 보도를 봉쇄하는 조항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 그랜저 검사 사건, 이명박 정부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사건, 국정원 댓글 사건, 세월호 관련 해경 사건 등은 수사 관계자들을 언론이 직·간접적으로 취재한 끝에 검찰 수사 과정의 문제점이나 수사팀에 대한 외압 의혹 등을 세상에 알릴 수 있었던 사건입니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 검찰이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사건, 언론 등이 문제를 제기한 뒤 검찰이 검찰 내부 비위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는 사건 등 수사 과정을 언론이 정밀하게 감시해야 할 필요성이 큰 사건들도 많습니다. 만약 수사 관계자가 언론과 접촉할 수 있거나 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예외 사유로 포괄적인 "공익적 목적의 정보 공개" 등을 규정하지 않거나, 수사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들의 언론 접촉을 원천 차단하는 조항 등의 문제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은 숨기고 싶은 일이 생길 때 검찰이나 정권이 쉽게 의지할 수 있는 방패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검찰 수사 과정을 언론이 취재하고 감시해야 할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법조를 담당하는 기자들이 검찰의 의도에 충실하게 복무해왔을 뿐 검찰을 감시하는 기능은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수사 과정에 대한 언론의 취재와 감시의 필요성을 사람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언론이 검찰과 권력을 감시하는 기능을 충분히 해오지 못했다는 지적은 공감합니다. 하지만, 지금 많은 사람들이 검찰의 권한 행사에 대해서 비판적 생각을 가지게 된 이유, 사람들이 지금은 당연하다는 듯 알고 있는 검찰의 권한 남용 사례들도 사실은 대부분 언론의 취재와 감시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것입니다. 검찰 간부의 비리를 논할 때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그랜저 검사 사건이나 김광준 부장검사 사건은 SBS 단독 취재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것이며, 벤츠 여검사 사건, 진경준 검사장 사건 등도 언론의 치열한 취재를 통해 공개된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열거한 사건들을 취재하고 보도한 기자들은 대부분 '검찰 출입 기자'들이었습니다.)

검찰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언제나 공익적이었으며, 이른바 '법조 출입 기자'들이 검찰을 감시하는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해왔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 시행되면, 피의사실 공표 금지 강화를 지지하는 분들의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그랜저 검사, 김광준 부장검사 사건, 벤츠 여검사 사건, 진경준 검사장 사건 보도 같은 기사부터 봉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검사가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은 말하지 않을 수 있는 방패를 두텁게 하고, 검사의 거짓말조차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것이 지금 법무부가 검찰 개혁 방안이라며 제정한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기 때문입니다.
법무부 검찰 개혁 방안
● '독소조항', 누가-왜 포함시켰는지 밝혀야

법무부가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발표한 직후, 저는 여러 기자들이 모여 있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법무부 측에 몇 가지를 공개 질의했습니다. 먼저 가장 문제가 되는 조항인 "(검찰이 보기에) 오보를 한 기자에 대한 출입 제한"이 기자들과 법원 등에 제공한 초안에는 빠져 있다가 최종안에 들어가게 된 경위를 설명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이 조항을 최종안에 포함시킨 것이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이라고 직함을 명시해 보도자료에 자신의 '말씀'까지 넣은 김오수 차관의 결정인지 확인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언론, 법원, 대한변협이 의견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는데도, 보도자료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라고 허위 주장을 한 것은 누가 결정한 것인지도 공개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10월 31일 새벽까지 법무부 측의 답변은 없습니다. 정부기관이 언론을 자의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 담긴 규정을 발표한 자세한 경위, 그리고 발표 직후 곧바로 확인될 거짓말을 보도자료에 포함시킨 경위에 대해 국민은 알 권리가 있습니다. 피의사실공표나 구체적인 형사사건과는 전혀 관련성이 없는 내용이니 법무부가 저의 질문을 포함해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과 관련한 여러 의혹에 대해 합당한 설명을 하고, 명백히 부당한 것으로 지적된 조항 몇 가지라도 바로잡기를 바랍니다. 검사의 거짓말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포함된 규정을 만든 것을 검찰 개혁이라고 부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