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장석 손안에 있는 히어로즈…'옥중경영' 정황 입수

영구 실격인데…녹취 파일 속엔 '신인 드래프트 지시'도

이성훈 기자 che0314@sbs.co.kr

작성 2019.10.30 20:18 수정 2019.10.30 22:1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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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로야구 히어로즈 구단 대표를 지냈던 이장석 씨입니다. 지난 2008년 현대를 인수해서 히어로즈를 창단한 뒤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구단 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돼 현재 실형을 살고 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이장석 전 대표를 지난해 영구 실격 처분하고 옥중에서 구단 경영에 절대로 개입하지 말라는 명령까지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장석 전 대표가 감옥 안에서도 내부 구단 인사라든지 신인 선수 선발 같은 구단 경영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녹취를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이성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4월 히어로즈 구단 내부회의에서 사내 인사 문제를 놓고 이견이 있자 구단 변호사이자 이장석 씨의 최측근인 임 모 씨가 이렇게 말합니다.

[임 모 변호사 : 이거는 중요한 사항이니까 내일 한번 여쭤볼게요. 만약에 안 되면 직접 가셔야 돼요. 대표님 만나러. 이거는 제 뜻이 아니라 이 대표님 뜻이고, 옥중경영 뭐 안 한다고 하지만 대표님 뜻을 들어야 된다는 거 알고 있잖아요.]

히어로즈 임직원들은 어제(29일) 물러난 박준상 전 대표이사를 '박 사장'으로, 이장석 전 대표는 '대표'로 불렀습니다.

구단 내부 인사에 이장석 씨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박준상 전 사장은 교도소로 면회를 가서 이 씨의 지시를 듣는 것이 KBO의 명령을 위반한 것이 아니냐는 다른 임원의 지적에 이렇게 답합니다.

[박준상/키움 히어로즈 前 대표 : 저는 알고 가는 거예요. 저 걸리면 저는 퇴사하면 되는 거예요, 그냥. 퇴사하면 되고, 그 정도쯤이야 제가… 누군가는 해야 하는 거고, 내가 안 가면 안심을 안 하시는 거고.]

녹취 파일에는 올해 신인 드래프트도 이장석 씨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음을 드러내는 대목들이 있습니다. 미리 이 씨에게 선수들에 대한 자료를 보내고 구단 임원이 면회를 가서 내야수를 1차 지명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허락을 받은 뒤 그대로 지명을 했다는 겁니다.

박준상 전 사장과 임 변호사 등 구단 고위인사들이 이장석 대표를 여러 차례 면회한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히어로즈 구단은 "일부 구단 임직원의 이장석 전 대표에 대한 면회에 대해 감사위원회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임 변호사는 자문 변호사로 구단의 경영과는 별개의 인물이라 구단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전해왔습니다.

하지만 임 변호사는 위 녹취에 나오듯 사내 인사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했고 KBO의 마케팅 대행사 KBOP의 회의에도 4월까지 히어로즈 구단 대표로 참석한 실세 중의 실세였습니다.

이틀 전까지 감사위원장이었고 어제 대표이사가 된 하송 씨는 옥중경영 정황을 올봄에 인지하고도 지난달 말에야 뒤늦게 감사를 시작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하 씨는 이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어 최근에야 감사에 착수했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