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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슈퍼 태풍 '하기비스' 일본으로…한반도, 역대 최다 태풍 영향?

[취재파일] 슈퍼 태풍 '하기비스' 일본으로…한반도, 역대 최다 태풍 영향?
한차례 가을비가 지나가고 있다. 특히 이번 가을비가 지난 뒤에는 '가을 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예보다.

8일(화) 아침은 경기내륙과 강원, 경북 내륙의 기온이 10도 안팎까지 떨어지겠고 찬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한글날인 9일(수) 아침에는 경기내륙과 강원, 경북내륙의 기온이 0도 안팎까지 떨어지고 내륙산간지방의 기온은 영하로 떨어지면서 얼음까지 얼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 슈퍼 태풍 '하기비스' 일본으로

본격적인 가을 시작과 함께 내려오는 찬 공기는 단순히 가을 추위만 몰고 오는 것이 아니다. 북서태평양에서 발달해 북상하는 태풍이 한반도로 올라오지 못하게 막는 역할도 한다. 찬 공기는 또 어느 것이 먼저인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늦더위와 함께 태풍을 한반도로 끌어들였던 북태평양 고기압을 수축시키는 역할까지 한다. 대한해협에 만들어졌던 태풍의 길을 일본열도나 일본열도 남쪽까지 밀어내는 것이다.

6일(일) 새벽 괌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19호 태풍 '하기비스'는 세력을 빠르게 키우며 북상하고 있다. 토요일인 오는 12일 오전에는 일본 규슈 남쪽 해상에 바짝 다가설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아래 그림 참조).
제19호 태풍 '하기비스' 예상 진로(자료: 기상청)
특히 7일(월) 오전 9시 현재 강한 태풍으로 발달한 태풍 '하기비스'는 8일(화) 오전에는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한 전망이다. 가장 강하게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10일 오전에는 중심기압이 915hPa(헥토파스칼)까지 떨어지고 중심에서는 초속 55m(시속 198km)의 강풍이 몰아칠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올해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 가운데 가장 강력하게 발달하는 태풍이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특히 태풍 '하기비스'의 중심 최대풍속이 140노트(초속 72m)까지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흔히 1분 평균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67m(131노트)를 넘어서면 '슈퍼 태풍'이라고 부른다. 태풍 '하기비스'가 최성기에 슈퍼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보는 거다.

그러면 오는 금요일쯤 일본 규슈 남쪽 해상까지 올라오는 태풍 '하기비스'는 이후 어느 쪽으로 향할까? 한반도로 북상할까? 일본 열도를 따라 이동할까? 아니면 중국을 향할까? 아직 진로가 유동적이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과 유럽, 일본 등 각국의 기상 예측 모델은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규슈 남쪽 해상까지 북상한 이후에는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일본 열도를 따라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태풍 '하기비스' 밀어내는 '가을 추위'

태풍 '하기비스'를 일본 쪽으로 밀어내는 것은 가을 추위의 역할이 크다. 가을비가 지난 뒤에는 한반도 북쪽에서 확장하는 찬 공기가 전국을 덮을 전망이다. 때맞춰 그동안 대한해협으로 태풍을 끌어들였던 북태평양 고기압은 크게 수축할 전망이다. 한반도 주변 기압계가 변하면서 태풍의 길이 일본 쪽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특히 오는 11일(금)~12일(토)에는 한반도 북쪽에서 또 한 차례 강하고 커다란 찬 공기 덩어리가 내려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규슈 남쪽 해상까지 올라오는 시점에 맞춰 북쪽에서 또 한 차례 강하고 커다란 찬 공기 덩어리가 내려오는 것이다.

한반도를 덮게 될 이 찬 공기는 우선 태풍이 한반도로 올라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특히 찬 공기 덩어리 남쪽 가장자리에는 강한 서풍이 불게 되는데 이 강한 서풍이 일본 규슈 남쪽 해상까지 다가선 태풍을 동쪽으로 쓸어내는 역할을 한다. 결국 태풍 북상에 때맞춰 내려오는 찬 공기와 강하게 발달하는 서풍, 그리고 북태평양 고기압 수축까지 더해져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하지 못하고 일본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이다(아래 그림 참조).
동아시아 5.5km 상공 바람 예측장(11일 09시, 자료: 기상청)
● 2019년, 역대 최다 태풍 영향?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열도를 따라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반도 내륙지방이 북상하는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에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 태풍의 영향이 있다 없다는 육상뿐 아니라 우리나라 주변 해상에 태풍경보나 태풍주의보가 내려지는지가 기준이다. 육상에 태풍의 영향이 없다고 해서 우리나라에 태풍의 영향이 없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육상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하더라도 만약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태풍경보나 태풍주의보가 내려지면 우리나라는 태풍의 영향을 받은 것이 된다.

한 예로 2014년 18호 태풍 '판폰'과 2014년 19호 태풍 '봉퐁'의 발생 시기와 이동 경로는 현재 북상하고 있는 태풍 '하기비스'와 매우 비슷했다. 하지만 19호 태풍 '봉퐁'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으로 분류된 반면 18호 태풍 '판폰'은 영향을 주지 않은 태풍으로 분류된다. 태풍 '봉퐁'이 일본 규슈에 다가선 때는 제주도 남쪽 먼바다와 남해 동부 먼바다에 태풍경보가 내려진 반면 태풍 '판폰'이 다가선 때는 먼바다에도 태풍특보가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4년 태풍 '봉퐁'과 '판폰'의 이동 경로와 영향(자료: 기상청)
태풍 '하기비스'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이 될 것인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태풍이 일본 규슈 남쪽에 다가서는 시점에 태풍의 세력이 어느 정도 될지, 또 강풍 반경과 진로가 어떻게 될 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만약 태풍 '하기비스'가 북상하면서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태풍경보나 태풍주의보가 내려지면 태풍 '하기비스'는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8번째 태풍이 된다. 이렇게 될 경우 2019년 올해는 기상관측사상 가장 많은 태풍의 영향을 받는 해로 기록되게 된다. 지금까지 태풍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해는 1950년과 1959년, 그리고 2019년으로 모두 7개의 태풍이 영향을 미쳤다. 이번 태풍으로 태풍의 계절이 끝나는 것은 아니지만 2019년 올해가 역대 가장 많은 태풍의 영향을 받는 해로 기록될 것인지는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규슈 남쪽 해상까지 올라오는 오는 금요일이나 토요일쯤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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