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가을장마에 태풍까지…전국 호우 비상

공항진 기상전문기자 zero@sbs.co.kr

작성 2019.09.02 17:07 수정 2019.09.03 13:4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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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날씨가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남부에서는 비가 지루하게 이어지는가 하면 제주도에는 연일 '물폭탄'이 이어지면서 호우경보와 주의보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높고 푸른 가을하늘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실망감이 큰 올 가을입니다.

실망감만 달랜다면 다행이지만,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공기의 움직임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무엇인가 큰 것이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의 원인은 남부지방에 동서로 길게 자리 잡고 있는 비구름입니다.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최근 들어 이런 자연의 이치에 맞서려는 공기 덩어리들이 계절 흐름을 늦추고 있어 걱정입니다. 올해 늦게 세력을 키우고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순리대로 북쪽 선선한 공기에 자리를 물려주고 물러가면 될 것인데, 북태평양 고기압의 욕심 때문인지 힘겨루기를 택하면서 강한 충돌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두 공기 덩어리가 한반도에서 맞서면서 동서로 길게 비구름이 발달하고 있고 이 비구름은 당분간 중부와 남부를 오르내리면서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월요일인 오늘은 주로 남부에 비가 오겠고, 화요일인 내일 오전에는 충청도 내일 저녁에는 전국 대부분 지방으로 비가 확대되겠습니다. 이번 비는 마치 장맛비처럼 주말까지 지루하게 내리면서 이른바 가을장마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제는 오늘 발생한 13호 태풍 '링링'이 이 비구름에 힘을 실어줄 경우 생각보다 강한 비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적지 않은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수증기가 꾸준하게 공급되면서 목요일(5일) 새벽부터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50mm의 강한 비가 쏟아지겠고, 총 강수량이 300mm를 웃돌 가능성이 큽니다.

오늘 오전 9시에 열대저압부에서 태풍으로 발달한 13호 태풍 '링링'은 현재 필리핀 동쪽을 지나고 있는데, 화요일 밤에서 수요일 오전 사이에 타이완 동쪽 바다를 지나겠고 금요일 오전에는 서귀포 남서쪽 먼 바다로 다가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13호 태풍 '링링' 예상 진로이후 태풍은 계속 서해상을 따라 북상하다가 한반도에 상륙한 뒤 내륙을 관통할 가능성이 있는데,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그 시기는 토요일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아직은 먼 거리에 있어 정확한 지점을 알 수 없지만 서해안과 남해안 모두 상륙지점이 될 수 있습니다.

태풍 '링링'은 따뜻한 바다를 지나면서 시속 104km의 중형태풍으로 발달했다가 서해로 진출하면 다시 소형으로 작아지겠고 힘도 조금 약해지겠지만 지난 7월과 8월 태풍에 비해 많은 비와 강한 비를 몰고 오기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태풍이 우리나라에 가장 가깝게 다가서는 금요일 밤에서 토요일까지 제주도와 서쪽지방에 시간당 50mm이상의 폭우가 쏟아지겠고, 바람도 강해 시속 108~144km의 강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서해와 남해에서는 매우 높은 물결이 일겠고, 물결이 방파제를 넘을 수도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여러 변수 때문에 태풍 진로가 아직은 유동적이지만 가을장마까지 겹쳐 호우가 쏟아질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입니다. 주변에 피해가 날만한 곳은 없는지 잘 살피고 특히 결실기를 앞둔 농작물은 철저하게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