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8월 말부터 들썩인 기름값, 변수는 환율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09.02 10:33 수정 2019.09.02 10:3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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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9월에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어제(1일)부터 기름에 붙는 세금, 유류세 인하 조치가 끝났고 "어, 기름값 많이 올랐네." 하시는 분들 꽤 계시는 것 같아요.

<기자>

네, 그래서 토요일에 주말인데도 미리 기름을 채워두려고 차 갖고 많이 나오셔서 전국 주유소가 붐볐습니다. 지난 열 달 동안 적용됐던 유류세 인하 조치가 9월 1일, 어제로 완전히 끝났습니다.

서울은 어젯밤을 기준으로 휘발유 1리터당 가격이 8월 31일보다 평균 20원 넘게 오르면서 1천600원대를 넘었고 전국 평균은 1천510원 정도였는데, 아마 출근길에 보시면 지금 말씀드린 가격들보다 조금 더 올라있는 데가 많을 겁니다. 며칠에 걸쳐서 계속 점차 반영이 될 거라서요.

유류세는 작년 11월부터 6개월간 15% 깎아주다가, 지난 5월에 인하 조치를 좀 단계적으로 종료시키자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인하 자체는 유지하지만 7%만 깎아주는 걸로 인하 폭을 좀 줄였었습니다. 그게 이번에 완전히 끝난 겁니다.

이 인하 조치 종료가 전부 반영되면 휘발유는 리터당 58원, 경유는 리터당 41원, LPG는 14원의 가격 상승효과가 있게 됩니다. 세금을 제외한 기름값이 고정돼 있다고 생각했을 때 이렇다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세금 인하 조치가 종료될 때는 이렇게 바로바로 반영이 되는데 예전에 세금 인하 조치로 내릴 때는 좀 천천히 반영되는 것 같았다는 말이죠.

<기자>

네. 사실 기분만 그런 건 아닙니다. 정식으로 유류세 인하 조치가 종료된 건 어제부터였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말에 이미 전국의 기름값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 2주 동안은 쭉 하락세였거든요. 정확히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8월 31일 자로 끝난다고 정부가 발표한 8월 22일부터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거는 유류세 환원 조치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주유소들이 있기 때문으로 보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아직 오른 세금이 붙은 기름이 주유소에 들어오고 있지 않을 때였는데도 미리 판매가를 조금씩 올려놓은 데들이 있다는 거죠.

오늘도 만약 우리 동네 주유소가 출근길 아침에 기름값이 너무 올라 보인다, 그러면 그건 세금 탓만 하기는 힘듭니다.

만약에 이 주유소의 기름 재고가 0이다, 그래서 오늘은 오늘 새벽에 정유사에서 들여온 걸 팔기 시작하는 거라고 하면 휘발유 같은 경우에는 갑자기 58원이 그제보다 오르는 게 맞긴 하지만, 그렇게 장사하기는 사실 힘들고 대체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는 기존 재고부터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유류세 인하 조치가 끝나도 나한테는 앞으로도 최소 며칠 정도 더 시차를 두고 오르는 기름값이 반영되는 게 당연하고 오늘 우리 동네는 갑자기 너무 올랐는데 하면, 그게 전부 세금은 아닌 겁니다.

<앵커>

전부 세금이 아니면 약간의 욕심이 거기 들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세금을 그냥 원래대로 돌려놓은 거긴 하지만 거의 1년 가까이, 열 달 동안 이게 유지가 돼 오던 터라 부담 느끼시는 분들도 꽤 있을 것 같아요.

<기자>

소비자들은 확실히 그렇게 느낄 겁니다. 우리나라 기름값은 절반이 세금이니까요.

기름값이 얼마든 상관없이 휘발유는 리터당 821원을 유류세로 내고 여기다 가격에 따라서 달라지는 부가가치세가 또 붙습니다. 경유는 리터당 582원에 부가세가 붙고요. 지금 시점에서 휘발유는 세금이 절반 이상이죠.

이렇긴 한데 일단 국제유가가 추세적으로 당분간은 크게 오르지 않을 분위기이기는 합니다. 사실 이번에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데도, 이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세금 인하 조치가 끝난 충격이 약간 덜할 거라는 거죠. 당분간은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일단 세계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아서 기름의 수요 자체가 경기 좋을 때만큼 많지 않습니다. 그게 큰 요인이고 공급 면에서도 지금은 좀 넉넉한 편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변수가 환율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돈의 힘이 약해져서 달러로는 같은 값의 기름이라도 한 달 전과 비교했을 때 사 오는 부담이 커졌습니다.

이 정도에서 환율이 유지가 된다면, 이미 원의 힘이 약해진 상황을 시장이 알고 있으니까, 기름값을 정하는 변수들 중에서 크게 튀는 요인은 안 되겠지만, 이보다 원의 힘이 더 떨어지면 유류세 인하 조치 끝난 것과 맞물려서 기름값이 지금보다 조금 더 부담스럽게 형성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