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등에 홍콩 경제 주저앉나…성장률 전망 0~1%로 하향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

작성 2019.08.16 14:0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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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홍콩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당초 '2∼3%'에서 '0∼1%'로 대폭 하향 조정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4.1%에 달했던 홍콩의 성장률은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하반기부터 급격히 낮아져 3분기 2.8%, 4분기 1.2%를 기록하더니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0.6%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분기 성장률입니다.

찬 장관은 미·중 무역긴장 고조와 브렉시트 위험, 아시아 산업 교역 활동 둔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3분기에도 비슷한 속도로 둔화한다면 기술적 불황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콩 정부는 불황 위험에 맞서기 위해 191억 홍콩 달러(3조 원) 규모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습니다.

이 부양책에는 소득세 감면과 노약자와 서민에 대한 복지 확대, 전기료 감면, 저소득층 임대료 감면, 학자금 보조, 중소기업 보조금 지급 등이 포함됐습니다.

'아시아의 금융 허브'인 홍콩에서 금융산업은 홍콩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 산업 중 하나이지만, 최근 시위 사태 속에서 금융산업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거래소 중 하나인 홍콩거래소의 올해 기업공개(IPO)는 지난해보다 3분의 1가량 줄어 88건에 불과했으며, 자금모집액도 108억 달러로 55.9% 급감했습니다.

특히 송환법 시위가 본격화한 지난달 기업공개는 15건에 지나지 않았고, 이달 들어서는 고작 1건에 그쳤습니다.

이는 지난해 7월 33건, 8월에 6건의 기업공개가 이뤄진 것과 비교해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여기에 홍콩 국제공항 점거 시위로 홍콩 경제의 또 다른 축인 관광, 컨벤션, 유통 산업 등에도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관리 회사인 블랙록 그룹은 다음 달 초 홍콩에서 개최하기로 예정했던 '아시아 미디어 포럼'을 내년 2월로 미뤘으며, 이밖에 소비재 엑스포나 음악회 등 많은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습니다.

홍콩 최대의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은 앞으로 수달 동안 항공편 예약 건수가 예년보다 두 자릿수 감소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달 홍콩을 찾는 관광객 수가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며, 관광객 급감 등의 여파로 소매업체나 식당 등 서비스 부문도 심각한 매출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홍콩 야당은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 발표를 비판하면서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정치라며 홍콩 정부가 진심으로 경기 회복을 바란다면 정치적 위기를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