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조선 피격 배후 이란 지목…日 중재 소용없이 긴장 격화

유영수 기자 youpeck@sbs.co.kr

작성 2019.06.14 10: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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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오만 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의 배후로 즉각 이란을 지목하고 이란은 부인하면서 살얼음판을 걷던 중동 정세가 또다시 소용돌이치고 있습니다.

특히 유조선 피격 사건이 중재를 자임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이란 방문 기간에 발생한 데다, 피격된 유조선 두 척 모두 일본과 관련된 석유화학 원료를 싣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아베 총리의 중재 노력도 물거품이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현지 시간 13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이란이 오늘 오만 해에서 발생한 공격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평가"라면서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습니다.

그는 "이 평가는 정보와 사용된 무기, 작전 수행에 필요한 전문성의 수준, 최근 이란이 선박에 가한 유사한 공격에 기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조선 피격 사건이 발생하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미국 정부가 이란의 소행이거나 최소한 이란이 배후에 있는 공격이라고 결론 내리고 이를 공표한 것입니다.

뉴욕타임스와 CNN 방송 등 외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명확한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이란은 사건 발생 직후 연루 의혹을 즉각 부인했습니다.

이란 내각의 알리 라비에이 대변인은 "중동의 모든 나라는 지역 불안으로 이득을 얻는 자들이 친 덫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라며 이번 공격이 중동의 불안을 일으키려는 정치적 공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유조선 피격 사건과 미국의 이란 지목에 따라 걸프 해역은 한 달 전 있었던 유조선 4척 공격 사태에 이어 또 한 차례 급격한 긴장 고조를 면치 못하게 됐습니다.

특히 지난달 12일 발생한 유조선 4척 피격 사건은 배가 항해를 멈추는 피해 정도에 그쳤지만 이번 피격은 검은 연기가 치솟고 선원들이 긴급히 탈출할 정도로 피해가 커 미-이란이 한층 격한 책임 공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NYT 는 "미국 및 동맹국 일부와 이란 간 갈등 고조로 이미 불안정하던 지역을 이번 피격 사건이 휘저은 것"이라며 "세계 원유 상당량의 핵심 수송로에 긴장이 치솟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피격 사건이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을 수습해보겠다며 아베 총리가 이란을 방문 기간에 벌어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입니다.

아베 총리는 전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이날 오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면담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절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들고 아야톨라 하메네이와 마주 앉았으나 "이란은 미국을 전혀 믿지 않는다"는 답만 들었습니다.

더구나 피격 유조선 2척에 실린 석유화학 원료가 모두 일본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베 총리의 이란 방문을 염두에 둔 공격이라는 추정에 힘이 실리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