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급증하는 오존, 안 보인다고 방심해도 괜찮을까?

오존, 기관지·폐 손상…미세먼지와 겹치면 피해 더 커

안영인 기자 youngin@sbs.co.kr

작성 2019.05.10 10:3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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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급증하는 오존, 안 보인다고 방심해도 괜찮을까?
어린이날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 4일 불청객인 미세먼지와 오존이 찾아왔다.
 
대기 정체로 국내외 미세먼지가 쌓이면서 서울을 비롯한 중서부와 전북, 부산 등 곳곳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최고 100㎍/㎥ 안팎까지 올라갔고 때 이른 초여름 날씨에 햇볕까지 강하게 내리쬐면서 서울과 대구, 울산의 오존 농도는 120ppb를 훌쩍 넘어섰다. 평상시보다 초미세먼지와 오존이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곳곳에 초미세먼지 주의보와 오존 주의보가 발령됐다.
 
미세먼지와 함께 대표적인 대기오염물질인 지상 오존(O3)이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1989년 8ppb 정도에 불과하면 서울의 대기 중 연평균 지상 오존 농도는 지속적으로 늘어나 최근에는 25ppb까지 급증했다. 최근 30년 동안 오존이 3배나 급증한 것이다(아래 그림 참조).
서울 연도별 오존 농도(자료: 국립환경과학원)지상 오존 농도는 1년 중 5월과 6월에 가장 높다. 2001년부터 2018년까지 18년 동안 서울의 월평균 오존 농도를 보면 6월이 31ppb로 가장 높고 5월이 30ppb로 뒤를 잇고 있다. 요즘 맑은 날이면 오존 예보가 ‘나쁨’으로 나오는 이유다. 4월이 26ppb로 3위다(아래 그림 참조).
서울 월평균 오존 농도(자료: 국립환경과학원, 2001~2018)오염물질인 지상 오존이 급증하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건강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고농도 오존에 노출되면 호흡 곤란이 발생하거나 천식이 악화되고 폐 기능이 떨어지는 등 각종 호흡기 질환과 폐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물론 오존은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에게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한 예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UC Davis) 연구팀의 동물실험 결과를 보면 고농도 오존에 노출되면 기관지나 허파꽈리가 손상되고 염증이 발생하게 되는데 초미세먼지와 오존에 동시에 노출될 경우 손상이 가장 심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아래 그림 참조).
오염물질 노출에 따른 기관지 상피세포 손상(자료: Wong et al., 2018)위 그림을 보면 실험동물을 깨끗한 공기에 노출시킨 경우는 폐 속에 있는 기관지 상피세포가 마치 성벽처럼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고농도 초미세먼지나 고농도 오존에 노출된 경우는 마치 성벽이 허물어진 것처럼 상피세포가 손상된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고농도 초미세먼지와 고농도 오존에 동시에 노출된 경우는 손상이 더욱 심해져 뚜렷했던 상피세포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상피세포가 초미세먼지와 오존에 노출돼 손상되고 염증이 생기고 괴사까지 진행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이 같은 상피세포의 손상은 혈압이 정상인 경우보다 고혈압인 경우에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농도 오존과 초미세먼지 모두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심혈관질환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급증하는 오존은 전 세계 식량안보에도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0년 한 해 동안 오존으로 인해서 전 세계 대두 생산량은 지역에 따라 8.5~14%나 감소했고, 밀은 3.9%~15%, 옥수수는 2.2%~5.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Avnery et al., 2011; 아래 취재파일 참고).
 
지상 오존(O3)은 보통 자동차, 특히 경유 자동차와 산업체 등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NO2)이 강한 자외선을 받아 일산화질소(NO)와 산소원자(O)로 분해되고 이때 만들어진 산소원자(O)가 공기 중에 있는 산소(O2)와 결합해 만들어진다.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 많을수록 고농도 상태는 더 오래 지속된다.
 
대표적인 대기오염물질인 지상 오존은 건강과 식량안보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국내에서 오존에 대한 연구는 미세먼지 연구와 비교하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오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또한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과 비교하면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오존 농도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지만 미세먼지와 달리 눈앞에 뿌옇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방심하다가는 오존이 미세먼지 못지않은 큰 재앙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오존을 만드는 질소산화물(NO2)과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배출이 감소하지 않는 한 오존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미세먼지가 감소하면서 오존은 오히려 더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
 
동물실험에서와 같은 고농도는 아니지만 햇볕이 강한 시기, 특히 5월과 6월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고농도 초미세먼지와 고농도 오존이 동시에 나타나는 일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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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Emily M. Wong, William F. Walby, Dennis W. Wilson, Fern Tablin, Edward S. Schelegle, 2018: Ultrafine Particulate Matter Combined With Ozone Exacerbates Lung Injury in Mature Adult Rats With Cardiovascular Disease. Toxicological Sciences 163(1) 140–151, doi: 10.1093/toxsci/kfy018
 
* S. Avnery, D.-L. Mauzerall, Junfeng Liu, Larry W. Horowitz, 2011: Global Crop yield reductions due to surface ozone exposure : 1. Year 2000 crop production losses and economic damage. Atmospheric Environment 45 2284-2296, doi:10.1016/j.atmosenv.2010.11.045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