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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김정은·박정천의 찰떡 동행…'북한판 이스칸데르'의 탄생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훈련 모습으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발사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박정천 포병국장은 작년 말부터 군사훈련 현장을 함께 찾아다녔습니다. 작년 11월, 올 4월, 그리고 지난 4일과 어제(9일)까지 둘은 붙어 다녔고,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고체연료 추진방식의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이 탄생했습니다. 새롭고 강력한 대남 공격무기의 등장입니다.

지난 4일 첫 시험발사를 했을 때 국정원은 "단거리 미사일이 아닌 듯하다", 6일엔 "공격용은 아닌 것 같다"고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는 단거리 미사일이고, 무조건 공격용입니다. 국정원은 북한 공격용 무기를 정치적으로만 바라보며 객관적인 분석을 포기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계단 오르듯 차곡차곡 기술을 축적해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완성했습니다. 지난 며칠간 국정원의 국회 보고가 국정원의 진짜 분석 내용이었다면 국정원은 북한의 이스칸데르 개발에 눈 감고 있었던 꼴이 됩니다.

●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개발 과정

북한 관영 매체들은 작년 11월 16일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첨단 전술무기 실험을 지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정은이 2017년 11월 화성-15형 발사 이후 1년 만에 재개한 군사 행보였습니다. 이때 박정천 포병국장이 신의주 국방과학원 시험장으로 보이는 바닷가 실험 현장에서 김정은을 맞았습니다.

박정천 포병국장과 첨단 전술무기라는 조합에서 기존 포병국의 최강 전술무기인 KN-02 독사의 개량형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며, 작년 2월 북한 건군절 열병식 때 처음 모습을 드러냈던 단거리 탄도미사일입니다.

군은 당시 실험에 대해 "첨단 전술무기는 김정은 위원장 이전에 지시돼 개발 중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북한의 발표를 보면 개발 초기 단계 같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탄을 멀리 쏘지 않은 사실도 군의 이런 판단의 근거가 됐습니다. 하지만 개발 막바지였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17일에도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 시험을 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각이한 목표에 따르는 여러 가지 사격 방식으로 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특수한 비행유도 방식과 위력한 전투부 장착으로 우월하게 평가되는 이 전술 유도무기의 설계상 지표들이 완벽하게 검증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개발이 다 됐다는 표현입니다. 역시 김정은과 박정천이 동행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4일과 어제 북한은 이스칸데르를 쐈습니다. 4일엔 240km, 어제는 270km와 420km를 날려 보냈습니다. 김정은과 박정천이 함께 했습니다.

발사 중 실패한 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3발 쏴서 3발 모두 성공했습니다. 북한은 이럴 경우 곧바로 전력화합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는 이제 북한 포병국의 가장 강력한 펀치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추정 발사체 (사진=연합뉴스)
● 지록위마(指鹿爲馬)의 혼란

북한판 이스칸데르는 최대 사거리가 500km 안팎이어서 한국에게는 큰 위협입니다. 새로 나타난, 진화된 위협입니다. 하지만, 단거리 탄도미사일이어서 미국과 일본을 공격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이스칸데르를 비핵화 협상의 성패하고만 연계해 바라봅니다.

이스칸데르를 대하는 한미일 3국의 입장은 이렇게 다릅니다. 특히 북한 미사일에 대한 감정에서 한미일의 차이가 큽니다. 한국 국민은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등 사거리를 막론하고 북한 미사일 전체가 불쾌합니다. 그런데 명백한 미사일을 정부 여당이 앞장서서 미사일이 아니라고 억지 주장을 하니 역풍이 거세게 볼고 있는 겁니다.

단언컨대,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쏠 때 거의 실시간으로 탄도미사일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국정원이 정보 실패를 했어도 군은 정확히 파악했고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미사일을 미사일이라고 규정했다고 해도 남북이 의지만 있다면 비핵화 협상, 한반도 평화체제의 길이 끊길 리 만무합니다. 오늘부터 정부 여당이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두고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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