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과 소송 접은 애플, '5G 아이폰' 속도 내나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

작성 2019.04.17 15:5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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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퀄컴이 통신칩 로열티를 둘러싼 최대 270억 달러(30조 원) 규모의 소송을 중단하고 협력관계를 복원하기로 합의하자 애플에는 좋고, 퀄컴에는 더 좋은 합의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평가했습니다.

미 언론들은 공개변론이 시작되면서 장기 소송전이 시동을 건 것으로 관측했으나, 변론이 시작되자마자 종결됐습니다.

양사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애플은 퀄컴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대신 6년간의 라이선스 체결, 다년간의 칩세트 공급 등에 합의했습니다.

합의 후 양사 주가를 보면 퀄컴이 이번 합의의 수혜자임이 뚜렷합니다.

퀄컴 주가는 23.2% 폭등한 뒤 마감했지만 애플 주가는 0.01%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재무적 관점에서 이 분쟁은 퀄컴에게 훨씬 더 큰 피해를 주는 것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폭스콘 등 애플과 계약한 위탁생산 업체들은 퀄컴에 수십억 달러의 로열티 지급을 보류했고, 퀄컴은 아이폰이나 기타 애플 기기에 모뎀칩을 공급할 기회를 날렸기 때문입니다.

애플에도 손해가 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퀄컴은 여전히 업계 1위 통신칩 업체였고 5G 기술을 제품에 도입하는 데도 가장 선두에 서 있었습니다.

애플이 퀄컴과 틀어진 뒤 새 공급업체로 확보한 인텔의 경우 내년 하반기가 돼야 첫 5G 모뎀칩을 대량생산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퀄컴과 인텔을 제외하면 5G 모뎀칩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와 대만의 미디어텍, 중국의 화웨이 정도입니다.

애플이 5G 경쟁에 빠르게 합류하기 위해서는 퀄컴과 손을 잡는 것 외에는 현실적으로 다른 대안이 별로 없었다는 점이 이번에 전격적인 합의가 이뤄진 주요 배경의 하나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또 퀄컴의 5G 칩 공급 일정에 따라 애플의 5G 스마트폰 도입 일정도 그만큼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반면 인텔은 애플과 퀄컴의 합의가 나온 뒤 5G 스마트폰용 모뎀칩을 생산하려던 계획을 접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애플이 퀄컴으로부터 5G 칩을 공급받으면 인텔로서는 최대 고객을 잃게 됩니다.

인텔은 이번 결정이 애플-퀄컴의 합의와 관련된 것인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인텔은 다만 5G 사업의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5G가 여전히 전략적 우선순위에 놓여 있고, 다른 기기·플랫폼을 포함해 5G를 통해 실현할 수 있는 수익이 있는지 평가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장이 양사 간 합의의 최대 승자로 퀄컴을 지목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며 하지만, 이는 단지 궁지에 몰린 퀄컴이 훨씬 잃을 게 많았다는 현실을 보여줄 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