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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쓸모를 잃은 '나'의 존재 의미는? 다시 읽는 세계 문학, 변신…프란츠 카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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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북적북적 185 : 쓸모를 잃은 '나'의 존재 의미는? 다시 읽는 세계 문학, 변신 – 프란츠 카프카

어느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침대에서 흉측한 모습의 한 마리 갑충으로 변한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철갑처럼 딱딱한 등을 대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 …(중략)
'나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그는 생각했다. 이게 꿈은 아니었다.
- 카프카 '변신' 中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에서 하루 아침에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 잠자. 그레고르는 이제 돈을 벌러 나갈 수도 없고 말을 할 수 없어 더 이상 타인과 의사소통도 되지 않습니다. 가족들은 그레고르를 말 그대로 '벌레 보듯' 하며 그레고르의 '변신'만큼이나 드라마틱하게 태도를 바꿉니다.

"아버지, 저게 오빠라는 생각을 버려야 해요.
우리가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해 왔다는 게 바로 우리의 진짜 불행이에요
하지만 저게 어떻게 오빠일 수 있겠어요?
저게 오빠라면 인간이 자기 같은 짐승과 같이 살 수 없다는 걸 알아차리고
진작 제 발로 나갔을 거예요. "
- 카프카 '변신' 中


자고 일어나니 벌레가 돼 버리는 것처럼 극적인 상황이 소설에만 있는 것은 아닌 라는 것을, 처음 이 소설을 읽었던 10대 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비록 '벌레'는 아니더라도 '나'를 나답게 하던 것들을 잃고, 어느 날 갑자기 나의 의지와 상관 없이 자신의 '쓸모'가 다하는 순간이 닥쳤을 때, 그 때의 '나'는 쓸모가 있던 때의 '나'와 어떻게 다른 것일까요. 더 이상 내가 아닌 것일까요.

'골라듣는 뉴스룸'의 일요일 책방 '북적북적', 이번 주는 프란츠 카프카(1883~1924)의 소설 '변신'(홍성광 옮김, 열린책들)을 읽습니다.
중고등학생 시절, '필독도서' 목록에 꼭 있던 책이라, 의무감으로 '시험 지문에 나오면 틀리지 말아야지'하고 읽었던 책을, 시간이 지난 뒤 아무 의미 없이 찬찬히 다시 읽을 때 훨씬 새롭게 읽히는 경험을 청취자분들과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낭독을 허락한 출판사 '열린책들'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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