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남양주시, "폐건물을 거액에 매입" 특혜 논란에 휩싸여

서쌍교 기자 twinpeak@sbs.co.kr

작성 2019.04.13 08:58 수정 2019.04.16 10:4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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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시가 역사공원 조성에 필요한 땅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9년 동안 방치되다시피 한 건물과 땅을 비싸게 사들였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남양주시는 지난 1월 25일, 금곡동 434-5번지에 있는 옛 목화예식장(이하 예식장)과 부지를 예식장 소유주인 ㈜현일개발로부터 101억원에 매입했습니다. 문제는 101억 원이 주변 땅 시세와 비교해 적정 가격이냐는 점입니다.

남양주시가 그제(11일) 금곡동 홍유릉 앞 유휴지를 역사공원으로 조성하는 내용의 도시관리계획 변경 고시안을 시보에 게재하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습니다.
남양주시가 101억 원에 매입해 특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남양주 시정을 모니터링하는 시민단체인 남양주시의정감시단(단장 유병호, 이하 감시단)은 성명을 내고 부동산 소유주인 현일개발과 시의 유착 내지 특혜의혹이 있다며, 그 간의 접촉과 협의 과정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현일개발 측이 먼저 예식장과 부지 매입을 시에 요청했고 시는 불과 50일 만에 매입을 마무리했다며, 이처럼 서둘러 고가 매입을 한 과정에 의혹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 시가 지난 1월과 2월에 도시관리계획변경 신청, 주민 간담회, 의회에 의견 청취 등의 절차를 잇달아 이행한 것이 오히려 특혜 매입을 감추기 위해 역사문화공원 조성을 명분으로 삼고 있다는 의심마저 든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정감시단 성명서남양주시는 이에 대해 해당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남양주도시공사에 의뢰해 감정평가를 거쳤다고 했습니다. 감정 평가액은 110억 원이었지만 보상금액(실거래가)은 101억 원으로, 그만큼 예산을 절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목화예식장 주변 부동산의 실제 가격은 시의 설명과는 좀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예식장과 바로 인접한 434-3번지 일대 2,740㎡(830평) 부지는 지난 2017년 7월 경매에서 39억 원에 낙찰됐습니다. 예식장 부지보다 100평가량 넓습니다.

예식장 부지(434-5번지)와 39억 원에 거래된 중고자동차 매매 센터의 공시지가도 2018년 1월 기준으로 각각 ㎡당 268만 원, 249만 원으로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시는 앞으로 이 부지를 포함해서 홍유릉 주변 땅 1만4천여 ㎡ 매입해야 합니다.
매매계약서이와 관련해 시의회 한 의원은 "목화예식장은 문화재보호구역 내에 자리 잡아 헐어내고 다시 지을 수도 없고, 다른 용도로 변경할 수도 없어서 시에서 매입하지 않았다면 소유주 측으로서는 여러 가지로 불리한 상황이었다"며 "시의 매입은 성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시민은 "시가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면 2017년에 경매에서 낙찰된 자동차 매매센터 부지부터 사들였어야 했다"며, "목화예식장 보상 사례가 앞으로 3기 신도시 지역 등의 수많은 토지수용 협의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반면에 목화예식장 주변에 사는 주민은 "아침저녁 출퇴근길에 유령처럼 서 있는 저 건물을 보고 하루빨리 철거되길 기다렸다"며 시에서 이 부지를 매입했다는 소식을 매우 반겼습니다. 감시단은 의혹 제기에 남양주시가 적절한 해명과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민, 형사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홍유릉 앞 역사문화공원 예상부지홍유릉 앞 역사문화공원 예상부지(핀 지점이 목화예식장)남양주시 관계자는 역사공원조성에 필요한 토지 보상비로 200여억 원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고, 이르면 다음 달부터 토지보상협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시는 오는 2021년까지 모두 470억 원을 들여 홍유릉 일대 역사공원 조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