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영사] 팀 버튼의 '덤보' (Dumbo, 2019)

이주형 기자 joolee@sbs.co.kr

작성 2019.04.05 13:3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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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책영사 70 : 팀 버튼의 '덤보' (Dumbo, 2019)

이번 주 [책영사: 책과 영화 사이]에서는 디즈니와 팀 버튼의 두 번째 합작이자, 디즈니의 11번째 실사 영화로 이름을 올린 <덤보(2019)>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이름만으로도 영화 팬들을 설레게 하는 '팀 버튼'의 덤보는 원작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로 극장가를 찾았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1차 대전이 끝난 직후, 기차를 타고 미국 전역을 돌며 공연을 펼치는 메디치 서커스단입니다. 전쟁에서 한 쪽 팔을 잃고 돌아온 홀트(콜린 파렐)을 반겨주는 것은 딸과 아들뿐입니다. 지난겨울 매서운 독감에 아내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죠. 비극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왕년에 잘 나가던 승마 곡예사였던 홀트는 더는 말을 탈 수 없게 됐고, 임신한 암코끼리를 조련하는 일을 맡습니다. 아기 코끼리가 태어나면, 엄마와 아기 코끼리의 재롱 잔치로 돈을 벌 메디치(대니 드비토)의 계획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태어난 아기 코끼리는 몸보다 훨씬 큰 귀를 가지고 태어나, 태어나자마자 서커스단의 웃음거리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러던 어느 날, 홀트의 아이들이 아기 코끼리 덤보가 큰 귀를 이용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는 메디치 서커스단의 매력적인 콘텐츠가 됩니다. 그리고 이 소문을 듣고 찾아온 반데비어(마이클 키튼)는 메디치에게 동업을 제안합니다. 덤보와 드림랜드에 속해 있는 공중 곡예사 콜레트(에바 그린)을 이용해 자신의 드림랜드를 더 확장할 속셈이었죠. 이 검은 계획에 점보(덤보의 엄마 코끼리)가 위험에 처하고, 이를 알게 된 홀트와 아이들 그리고 메디치 서커스단원들은 덤보와 점보를 드림랜드에서 탈출시키는 계획을 짭니다. 덤보와 점보는 드림랜드를 떠나 홈 랜드로 갈 수 있을까요?

1시간 남짓한 원작 애니메이션이 2시간 분량의 실사 영화가 되면서, 영화 <덤보(2019)>에는 원작과는 다른 요소들이 추가되었습니다. 원작의 주 캐릭터가 덤보와 티모시(생쥐)였다면, <덤보(2019>에서는 '인간'들이 등장하죠. 티모시의 역할은 홀트의 아이들인 밀리와 조가 대신하게 됩니다. '마침내 아기 코끼리 덤보가 날았다!'하고 끝나는 원작과 비교했을 때 <덤보(2019)>에 더욱 풍성한 볼거리와 시사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간'들의 등장은 타이틀롤인 '덤보'를 약하게 만들었습니다. 인간들에게 역할과 서사를 주다 보니, 정작 영화 속에서 주목받아야 할 덤보가 가족의 화합, 권선징악을 위해 이용당한 느낌 또한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즈니는 이번에도 아름다운 엔딩을 만들어냈으며, 영화는 온 가족이 주말에 나들이 나와 보기 좋은 '무난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관객이 '팀 버튼'에게 '무난함'을 얻고자 극장을 찾는 것은 아닐 겁니다. <덤보(2019)>에서는 짤막한 분홍 코끼리 오마주 신과 후반부 <가위손>이 떠오르는 음향을 제외하고는 팀 버튼의 감성을 찾기 힘듭니다. 기이하지만 화려하고, 어둡지만 아름다운 비주얼 쇼크의 부재는, 왜 디즈니가 덤보의 감독으로 팀 버튼을 선택했을까 하는 궁금증을 끌어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무난하게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을 어른의 시선에서 너무 많이 재고 평가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보는 '내'가 진부하다고 느끼더라도,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볼 수 있는 순수한 애니메이션 영화도 있어야 하니까요.

(글: 인턴 설선정, 감수: MAX, 진행: MAX, 출연: 남공, 안군, 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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