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친절한 경제] 지표 대비 체감 물가 '제각각'…소비 위축 우려

<앵커>

친절한 경제 한승구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어서 오세요. 지난달 물가가 0.8% 올랐다는데, 체감되는 물가하고는 차이가 굉장히 많이 벌어졌다고요?

<기자>

한국은행이 물가 상승 목표로 정해둔 게 2%입니다. 0.8%면 그보다 한참 낮은데 사람들이 실제로 느끼는 건 또 좀 달라서 그 차이가 1년 만에 가장 많이 벌어졌다, 이런 얘기입니다.

통계청이 소비자물가지수를 계산할 때 460가지 품목을 봅니다. 먹고 마시는 거부터 옷 입고 차 타고 애들 학원 보내는 것까지 다 구별을 해 놓고 각각의 항목마다 가중치를 둡니다.

460개 품목 중의 가중치 높은 걸 순서대로 보면 전세, 월세, 휴대전화 요금, 휘발유, 아파트 관리비 같은 것들입니다.

월세가 44.8이라고 돼 있는데 한 가구가 한 달에 1천 원 쓴다고 했을 때 월세로 나가는 돈이 44.8원이더라 하는 얘기입니다. 460가지를 다 더하면 1천 원이 되겠죠.

품목 개수는 5년마다 바뀌는데 가중치는 중간에 바뀌기도 합니다. 작년 연말에 한 번 바뀌어서 해외 단체여행비라든가 커피 사 먹는 돈, 휴대전화기 비용은 가중치가 올랐습니다.

사람들이 여기 쓰는 돈이 이전보다 많아졌다, 그래서 여기 가격 변동이 예전보다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졌다는 얘기입니다. 반대로 도시가스 요금하고 휴대전화 요금, 중학생 학원비는 비중이 조금 줄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품목이 들어가다 보니까 사람들마다 체감하는 물가는 다를 수밖에 없고, 특히 이 중에서도 자주 돈을 쓰게 되는 품목이 오르면 더 많이 오른 걸로 느낍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이 물가 인식이라는 체감 물가 지수도 발표를 하는데 이건 2.4%로 집계가 됐습니다.

<앵커>

말씀을 들어보니까 조금 이해가 되는 측면도 있지만, 그래도 0.8%하고 2.4%는 좀 차이가 너무 큰 것 아닌가요?

<기자>

차이가 크죠. 1.6%p 차이인데, 말씀드렸다시피 가중치는 조금 낮더라도 내가 자주 돈을 쓰게 되는 항목이 변하면 그만큼 더 민감하게 느낄 수밖에 없고, 이런 것들이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장바구니 물가라든지, 외식비, 교통비 이런 것들입니다.

전체 0.8% 올랐다는 지난달 통계청 조사를 봐도 농산물은 5.3%, 외식비는 3.1% 올랐거든요. 이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택시 요금, 이런 게 전형적으로 소비자들이 민감해하는 품목인데,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당장 이번 주 토요일 새벽 4시부터 3천 원에서 3천800원으로 오르고, 심야 요금은 1천 원 올라서 4천600원부터 시작합니다.

그런데 전체 물가를 낮추는 다른 요인들, 지난달 같은 경우는 휘발유 경유가 전년보다 하락 폭이 컸는데 이번 달에도 국제유가도 별로 높지 않고 유류세도 계속 내려 있는 상황이라 전체 물가지수는 또 별로 높지 않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렇게 차이가 오래 많이 나면 당연히 별로 좋을 게 없습니다. 경제가 잘 돌아가고 성장도 하려면 소비가 중요한데, 물가 많이 올랐다고 느끼면 씀씀이가 줄죠. 그래서 실제 오른 물가, 실제 감소한 소득 이상으로 소비가 더 많이 위축될 수가 있습니다.

정부 발표랑 다르다고 느끼면 다른 정책 효과도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 어떻게 계산을 할지 어떻게 체감 물가하고 차이를 줄일지는 계속 고민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오늘(11일) 월요일이니까요, 이번 주 주요 경제 일정도 한번 짚어보면 모레인가요, 올해 첫 고용 동향이 발표되죠?

<기자>

네, 아무래도 작년 1월 상황과 비교를 하게 될 텐데, 전망은 별로 좋지가 않습니다. 작년에 내내 고용 사정이 안 좋았다고는 하지만 1월은 또 괜찮았었거든요. 작년 월평균 취업자 증가 폭이 9만 7천 명이었는데, 1월에는 33만 4천 명이었습니다.

요 몇 달이랑 비교해 보면 정말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때랑 비교해서 취업자 증가 폭을 따지면 상당히 안 좋게 나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런 기저효과 외에 실제 어떤지, 실제 상황 어땠는지 짐작해 볼 만한 수치도 어제 하나가 나왔는데, 일자리 찾는 실업자들 지원해 주는 구직급여 총액이 6천256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는 겁니다.

최저 임금이 지급 기준이 되는데 최저 임금이 올라가면서 구직 급여가 오른 측면도 있고, 실제로 구직 급여를 받는 사람도 46만 6천 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5% 늘어난 걸로 나와서 올해도 고용 사정이 아직 잘 풀리지 않고 있다고 보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