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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 넘긴 6,500톤 쓰레기…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9년 1월 4일 (금)
■ 대담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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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레기 불법 수출한 필리핀 회사, 한국인이 운영
- 독성물질, 유해물질 분류 쓰레기도 뒤섞여 있어
- 1월 9일 내에 쓰레기 중 일부 한국으로 출발
- 국내로 들어와도 마땅한 처리방법 없어…소각, 매립 뿐
- 비용은 환경부가 먼저 결제 후 업체에 청구 할 듯
 
 
▷ 김성준/진행자:
 
작년 11월, 국내 폐기물 업체가 필리핀에 불법으로 팔아넘긴 쓰레기 더미가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당시 한국 업체가 폐플라스틱 폐기물을 몰래 반출하고 허위로 수출 신고를 했습니다. 이렇게 몰래 필리핀으로 수출한 쓰레기의 양만 자그마치 6,500톤에 이릅니다. 국내에서 재활용이 힘들어서 수출한 쓰레기이기 때문에 한국에 돌아와도 당연히 소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처리 비용도 상당하겠죠. 김미경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과 자세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네.
 
▷ 김성준/진행자:
 
먼저 불법 폐기물 수출이라는 게 국제법 상 금지되어 있는 거죠?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네. 맞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쓰레기 수출업체가 어떻게 한국 당국 또 필리핀 당국, 두 나라의 세관 당국을 속이고 수출할 수 있었나요?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원래 작년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서 한국 수출업체가 플라스틱 원재료로 사용될 수 있는 합성 플라스틱 조각으로 신고해 수출했는데요. 현지 필리핀 관세청이 컨테이너를 열어 확인해보니 재활용 가능한 조각이 아닌 생활폐기물이 뒤섞여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인 게 밝혀지면서, 그 후로 쓰레기가 계속 압류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네. 그렇다면 이게 플라스틱을 수입한 필리핀 업체도 이걸 알고 수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지금 알려져 있는 사실로 보면 필리핀 세관이, 이 수입업체 대표가 필리핀인이지만 실질적인 회사 운영은 한국인이 한다고도 얘기하고 있고요. 그리고 필리핀 세관이 한국 수출업체가 유해 쓰레기를 보내면 실질적으로 한국인이 운영하는 회사가 받아 처리하는 구조라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게 서로 약속해서 이런 불법 수입·수출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 거네요.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그렇게 보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쓰레기들이었습니까?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저희 그린피스 필리핀 사무소가 현지에 가서 쓰레기 조사를 했는데요. 한글이 선명하게 찍혀 있는 한국산 과자 상자, 먹고 버린 한약 봉지, 비닐, 이런 플라스틱 제품뿐만이 아니라. 독성물질, 유해물질로 분류가 되는 배터리나 전구, 기저귀 같은 생활쓰레기들이 마구 뒤섞여 있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건 단지 플라스틱이 아니라 그야말로 쓰레기군요.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맞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필리핀 미사미스 오리엔탈 지역이라고 하는데,사진을 보니까 쓰레기가 산처럼 덮여 있더라고요. 이러면 주민들이 굉장히 힘들겠는데요?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예. 민가에서 불과 20~30m 정도 떨어진 곳에 5,100톤의 쓰레기가 말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데요. 이게 많은 문제와 피해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인근에 텃밭이 있는데 주민들이 이 플라스틱 쓰레기가 들어온 후에 농작물 수와 성숙에 이상이 생겼다고 얘기하고 있고요. 이 지역이 열대성 기후 지방이잖아요. 그래서 소나기가 수시로 오기 때문에 이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 사이에 물웅덩이가 생기고, 거기에 파리나 모기 같은 해충도 발생하고 악취도 발생해서 주민들이 많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특별히 필리핀인 이유가 있습니까?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중국으로 수출하던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로 수출이 되고 있거든요. 이번 케이스는 불법으로 수출이 됐던 것을 관세청이 반결하면서 조금 더 불거진 케이스고요. 지금도 필리핀을 포함해서 다른 동남아시아로 한국산 플라스틱 폐기물들이 수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출하면 그걸 수입하는 나라들은 어떻게 처리합니까?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사실 한국에서 재활용 시스템이 그래도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는 잘 갖춰져 있다고 가정했을 때. 한국에서도 처리하기 힘든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수지가 맞지 않다는 이유로 주로 동남아시아 국가로 수출하거든요. 그러면 그렇게 됐을 때 현지에 가서도 사실은 이게 재활용이 될 수 있는 게 아니고 소각이 되거나 매립이 되는 등 다른 방식으로 처리가 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거기서도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네요.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네. 아닙니다.
 
▷ 김성준/진행자:
 
결국 불법 수출이 드러나서 국내로 다시 들여오게 됐다는 것인데, 이미 정부 간의 협의가 끝나고 일정이 맞춰졌습니까?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1월 2일자로 필리핀 관세청과 현지 환경단체연합인 에코웨이스트라는 단체가 공동으로 보도 자료를 발표했는데요. 거기서는 모든 제반사항이 잘 갖춰진다면 1월 9일 내로 필리핀에서 이 쓰레기 중 일부가 출발한다고 얘기했는데요. 한국 환경부의 입장은 사실 아직 구체적인 날짜를 정하지는 않았고, 하지만 최대한 빠르게 들여오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현지에서 큰 문제가 없으면 연초에 들어오게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어차피 국내에서 처리하기 난감해서 몰래 플라스틱 재활용품으로 가장해서 보낸 건데. 국내로 다시 들어오게 되어도 마땅한 처리 방법이 없겠네요?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아무래도 그렇습니다. 매립이 되거나 소각이 되거나 둘 중 하나일 텐데요. 지금 상황에서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이기 때문에 그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커 보이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우리가 매립을 하거나 소각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절차 같은 게 어떻게 됩니까?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원래는 수출한 업체가 책임을 지고 반송과 비용도 부담해서 처리해야 하는데요. 작년 12월에 환경부가 이 수출업체의 반입 계획 제출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 수출업체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어서, 우선은 환경부가 직접 행정대집행으로 이 쓰레기를 들여오고 추후에 업체에 비용을 청구하는 식으로 합의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아까 말씀하신 대로 최근에는 이 폐플라스틱들이 동남아 국가로 보내지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중국에 보내던 것을 동남아로 방향을 바꾼 것은 중국 정부가 무슨 금지 조치 등이 내려져서 그런 모양이죠?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네. 맞습니다. 작년 1월부터 중국이 자국 내 환경과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서 폐플라스틱 수입 전면 금지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중국으로 가던 폐플라스틱들이 다른 동남아 국가로 수출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래서 필리핀뿐만 아니라 다른 동남아 국가들, 예를 들어서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이런 국가들로 쓰레기들이 많이 수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기본적으로 이런 폐플라스틱이 많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한데. 아까 잠깐 우리나라가 플라스틱 재활용 같은 게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말씀을 하셨지만. 저희가 일상에서 느낄 때는 정말 우리가 플라스틱 많이 쓰는 것 같거든요. 현황을 좀 말씀해 주시면 어떤 것 같으세요?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플라스틱 사용량 자체는 지금 플라스틱 생산 시설을 갖춘 국가 63개국 중 우리나라가 3위 정도 됩니다. 그래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고요.
 
▷ 김성준/진행자:
 
3위라는 게 1인당 사용량입니까, 아니면 전체 사용량입니까?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1인당 사용량이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많이 쓰는 거네요. 63개국 중 3위면.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정말 많이 사용하고 있고, 그 사용량도 점점 증가하고 있고요. 사용량이 많기 때문에 어찌 됐든 한 번 쓰고 버리는 제품들이잖아요. 그래서 폐기물 양도 자연적으로 늘어나고 있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 3위가 될 정도로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한다. 주로 어떤 곳에서 많이 사용하는 겁니까?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최근 많이 이슈가 됐던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나 빨대, 비닐봉투 같은 것들이 많이 사용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문제라고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일단 이런 일회용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는 기업들, 자기들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해서 품목들을 만들어 내잖아요. 어떤 기업들이 어떤 일회용 플라스틱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 데이터가 지금 없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근본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일단 지금으로서는 규제 정책으로써, 소위 말하는 커피숍 안에서 차를 마실 때 플라스틱을 못 쓰게 한다든지. 그 다음에 올해 1월 1일부터 전국 모든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못 하게 한다든지. 이런 대책들이 나왔잖아요. 이런 것들이 그 정도면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까? 양을 많이 줄이는 데에.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우선 환경부가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를 인식하고 이렇게 다양한 규제와 대책들을 내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여전히 이런 정책들이 대부분 생산자 편의에 맞춰서 마련되어 있습니다. 개인소비자 플라스틱 규제뿐만이 아니라 기업들이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를 줄일 수 있도록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고. 말씀드렸던 기본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서 어떤 기업이, 어떤 품목을, 얼마나 소비하는지 가지고 규제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마지막으로 우리가 기업에 대한 규제도 규제지만, 우리 스스로가 일상에서 플라스틱 소비를 줄일 방법의 힌트를 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많은 분들이 이미 실천을 많이 하고 계시기도 한데요. 우리 생활에서 불필요한 제품부터 사용하지 않고, 대체재들이 요즘 많이 나오고 있어서. 이런 것들을 사용하는 게 시민 분들이 쉽게 실천하실 수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에는 천에 밀랍을 입혀서 만든 다회용 랩, 혹은 대나무 칫솔. 이런 다양한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거든요. 그리고 사실 더 나아가서 국민으로서, 그리고 소비자로서 기업들이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량을 줄일 수 있도록 더 강력하게 환경부와 기업들에게 요구를 해주신다면 플라스틱 없는 한국으로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글쎄 말입니다. 플라스틱 1인당 소비량이 63개국 중 3위라는 것. 이것 좀 부끄러운 얘기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김미경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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