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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대표팀 감독?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

김성근 "대표팀 감독?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
김성근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은 76세 고령에도 야구 향학열을 불태운다.

올해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코치 고문이라는 도전에 나선 것도 그 일환이다.

김 전 감독은 소프트뱅크에서 코치를 가르치는 코치라는, 일본에서도 드문 역할을 맡았다.

7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8 유디아 글로벌 일구상 시상식에서 참석, 오랜만에 한국야구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 전 감독은 "새로운 야구를 많이 배웠다"며 환하게 웃었다.

재일동포인 김 전 감독은 한국에서 겪은 야구 경험과 지혜를 일본 코치들에게 전수했다.

그는 "뒤에서 보고 느낀 점을 조언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는 큰 도전이었다.

김 전 감독은 "처음이 어렵지. 위치를 잡기가 어렵더라"라며 지금은 어느 정도 터를 닦아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은 내년에도 소프트뱅크에서 코치 고문 역할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그는 2005년과 2006년에는 일본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순회코치를 역임했다.

지바롯데에 처음 갔을 때 '우물 안 개구리' 심정을 느꼈다는 김 감독은 "소프트뱅크에서도 내가 예전에는 몰랐던 야구가 또 있더라"라며 배움의 기쁨을 또 한 번 강조했다.

일본에서도 한국 야구를 잊지 않았다.

그는 "일본에서는 혼자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오늘 여기에 오니까 사람이 많다"며 "일본에 있을 때도 항상 '김성근은 혼자가 아니다. 나에게는 대한민국 야구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1년을 견디는 에너지를 얻었다"고 돌아봤다.

김 전 감독은 한국 야구계도 배움의 즐거움을 누리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요즘 한국 야구계를 보면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김 전 감독은 이날 일구상 시상식을 보면서 '누가 한국 야구의 다음 세대를 이끌까'라는 우려가 앞섰다고 밝혔다.

한국 야구가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는 쓴소리였다.

김 전 감독은 "소비자는 커피집에 가더라도 맛있는 집에 간다. 야구에서 팬 서비스는 질 좋은 야구를 하는 것이다. 야구에서 프로는 최고의 기술을 보이는 것이다"라며 선수들이 좀 더 발전을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또 한국 야구가 더 큰 무대를 바라보며 팬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구단 조직도 많은 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야구가 서로서로 좋게 타협을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며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10년 계획을 세워야 한다. 상을 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올해 야구계를 들썩이게 한 아시안게임 금메달 병역 혜택 논란과 선동열 국가대표 감독의 사임 문제를 보면서도 씁쓸한 마음을 누를 수 없었다고 김 전 감독은 밝혔다.

그는 "승부의 세계라는 것은, 결과를 보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어 "과정에서 너무 제동을 걸면 모든 일을 못 하게 되지 않나 싶다. 숨어서 과정을 이야기한다면 아무도 그 일을 할 사람이 없다.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것에 얼마나 큰 고충이 있을지"라며 감독의 심정을 헤아렸다.

김 전 감독은 "선수 선발에서 문제가 있었더라도, 결과를 냈다면 인정해줘야지 않을까. 국회에서 여러 문제가 있었던 것 같은데, 야구인을 존중하는 기본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 전 감독을 감싸지 못한 KBO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운찬 KBO 총재가 국가대표 전임감독이 필요하지 않다고 한 발언은 선 전 감독이 사임의 뜻을 굳힌 계기가 됐다.

김 전 감독은 "굉장히 실망스럽다. 같이 안고 죽으러 갈 각오가 돼 있어야 하는데. 야구는 9명이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팀이다. 야구인에게 슬픈 이야기"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사무라이 재팬(일본 야구 국가대표팀)은 (발전하려고) 움직이고 있다. 우리도 준비해서 가야 하는데, 우리는 가까스로 만든 감독을 쉽게 없애버렸다. 조직이 마비됐다"고 씁쓸해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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