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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클러 없고, 찾기 힘든 출구…위험에 노출된 고시원

<앵커>

고시원은 이렇게 어느새 고시생 대신에 힘든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간이 돼버렸습니다. 15만 명이 이렇게 살고 있는데, 문제는 이번 사건에서 보듯이 대부분 안전에 취약하다는 겁니다.

박재현 기자가 서울의 고시원을 돌아봤습니다.

<기자>

서울 청량리의 한 고시원을 가봤습니다.

복도는 한 사람이 겨우 지날 정도로 불이 난 고시원과 비슷합니다. 그것도 미로처럼 꼬불꼬불 얽혀서 출구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비상구 표시를 따라갔더니 막다른 곳이 나옵니다.한 곳뿐인 출입구 계단은 가재 도구가 널려 있고 옥상으로 나 있는 비상구는 냉장고에 막혀 있습니다.

3층 이상이면 층마다 설치해야 할 완강기도 없습니다.

[고시원 거주자 : 언제 화마가 닥칠지 모른다고요. 화재는 순식간에 일어나잖아요. 내일이라도 동대문 가서 방독면 하나 (구매하려고요.)]

영등포의 이 고시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스프링클러가 없습니다.

역시 출입구가 하나인데 탈출용 완강기가 있는 창문은 녹슬어 열리지 않습니다.

완강기 사용법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고시원 거주자 : 교육받은 적이 없어요. (완강기 사용을) 해보진 않았어요. 저희 같은 경우엔 (완강기가) 걸려 있지도 않아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고시원에선 206건의 불이 나 8명이 숨졌습니다.

서울시가 노후 고시원에 5년간 임대료를 안 올리는 조건으로 7년째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사업을 하고 있지만 천여 곳 가운데 한 해 평균 30곳 정도만 참여해 속도가 매우 더딥니다.

지난달부터 정부가 아예 노후 고시원을 사들여 고친 뒤 임대하는 사업을 시작했지만 계약이 성사된 건 아직 한 건도 없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주거 환경이 가장 화재에 취약하고 가장 위험하단 사실을 매번 확인만 할 게 아니라 기본적인 안전은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영상편집 : 박지인,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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