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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 덮친 화마…'고시원 화재' 오늘 합동 감식

<앵커>

어제(9일) 불이 난 고시원에는 스프링클러가 없고 대피로도 마땅치 않아서 비좁은 방을 집 삼아 살던 사회적 약자 7명이 숨졌습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오늘 합동 감식에 나섭니다.

김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 새벽 5시쯤 서울 종로의 한 고시원 3층에서 불이 났습니다.

소방대가 신고 접수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불은 2시간 뒤에야 완전히 꺼졌습니다.

7명이 숨지고 11명이 화상과 골절상 등을 입었습니다.

사망자들은 모두 3층 거주자였는데 50대에서 70대 일용직 노동자가 많았고, 생계가 어려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도 있는 거로 전해졌습니다. 사망자 가운데는 일본인 1명도 포함됐는데 학원 강사로 알려졌습니다.

불은 301호에서 시작됐습니다.

여기 사는 70대 남성은 "새벽에 일어나 전기난로를 켜고 화장실을 다녀오니 불이 붙어 있었고 불로 끄려 했지만 주변으로 번졌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불이 난 3층은 150제곱미터 넓이에 무려 29개의 쪽방이 벌집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또 3층 출입구에서 불이 시작돼 탈출 길이 막히는 바람에, 생존자들은 건물 옆 관을 타고 내려가거나 옆 건물로 뛰어내려 목숨을 건졌습니다.

3층엔 몸에 줄을 감고 건물 밖으로 탈출하는 완강기가 있었지만 사용법을 몰라 완강기를 이용해 탈출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고시원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고, 고시원이 아닌 기타 사무소로 등록돼 있어서 올해 밀양 세종병원 화재를 계기로 실시된 국가안전 대진단 대상에서도 빠졌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경찰과 소방, 전기안전공사는 오늘 합동으로 화재 원인 감식에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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