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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주지사까지 초청? 100원짜리로 240억 사기극"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10월 29일 (월)
■ 대담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방배경찰서 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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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가상화폐 이용한 1,500억 원대 유사수신 다단계 사건 일어나
- 경제 범죄, 강력사건처럼 사람의 목숨 위협하기도
- 액면가 100원 비상장 주식, 10,000원씩 판매한 사기도 있어
- 지능 범죄, 범인 특정 돼 있어도 입증·공소 과정이 어려워



▷ 김성준/진행자:

요즘 다단계 사기 수법이 나날이 지능적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사기 액수도 커져가고 있고요. 이런 다단계 사기 범죄 때문에 피해자들이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죠. 그래서 국내 최초로 다단계 유신사범 전문수사관이 탄생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국내 1호 다단계사기 전문수사관 서울 방배경찰서 김현수 경감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다단계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모양이죠?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다른 사건의 발생 빈도보다는 사건의 중요성이 더 크죠. 피해 발생이 크니까요.

▷ 김성준/진행자:

중요성이라는 것은 이 경우에는 피해자의 수와 피해액이 크다는 거겠죠.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네. 맞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최근 가장 큰 다단계 사건이라고 한다면 어떤 게 있었습니까?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제가 작년에 경기경찰청 국제범죄 수사대장을 할 때 검거했던 사례인데요. 가상화폐를 이용해 1,500억 원대 국내 최대 규모의 유사수신 가상화폐 다단계 사기 사건이 있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1,500억 원대면 피해 본 사람들은 그냥 여럿이 재산을 날렸겠네요.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거의 그렇다고 봐야죠.

▷ 김성준/진행자:

제가 아까 보니까 경감님이 처음에 시작은 강력형사로 시작하셨더라고요. 저도 사실은 과거에 사건기자를 하면서 경찰서를 출입할 때마다 무언가 강력계는 달랐잖아요. 일단 계신 분들이 체격부터 다르고. 다루는 사건도 그야말로 강력사건, 험한 사건 다루고 그러셨는데. 어떻게 강력에서 경제 수사로 전환하시게 된 겁니까?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원래 강력계 형사로 수사 업무 자체는 시작했었고요. 그 다음 2001년도에 5인조 강도 사건 범인 검거 과정에서 부상을 좀 입게 됐습니다. 자동차에 매달려서 많이 다쳤고요. 그래서 퇴원 후에 수사과로 다시 발령을 받았습니다. 그 때 불법 피라미드 사건을 맡게 되었는데요. 그 당시에 피해자 중 한 명이 자살하는 것을 보고 강력사건 못지않게 경제 범죄도 사람을 죽일 수 있구나. 이쪽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됐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2001년에 강력에서 경제로 옮기신 건데. 지금 벌써 18년이 넘으셨으면 강력보다는 경제 전문 경찰로서 더 오래 일을 하신 거네요.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예. 한 20년 넘는 중에서 16년 넘게 지능 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강력 쪽에 대한 미련은 없으십니까?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그래도 있습니다. 처음 시작이 그것이어서.

▷ 김성준/진행자:

지금 오늘 강력 얘기를 하려고 모신 것은 아닙니다만. 강력계에서 일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사건이랄까. 혹시 하나만 말씀해주시면 어떤 게 있으세요?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여러 가지 강력 사건, 살인 사건도 있었고, 강도 사건도 있었고, 마약, 조폭 사건도 있었지만. 특이하게 스물여덟 건의 부동산 집 보러 왔어요 강도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사건 자체는 오전에 부동산 업주와 집을 보러 오고요. 신혼집만 골라서. 오후에는 다시 방문합니다. 이 5인조 일당 강도범들이. 그래서 오전에 얼굴을 한 번 봤었기 때문에 부동산 통해서 거래하게 되면 많은 수수료가 나가니 직접 거래하자, 이렇게 속여 들어가게 되고요. 들어가게 되면 범인들이 자녀를 인질로 삼고 돌아가면서 피해자를 성폭력하고, 그런 과정을 다 촬영하고. 그래서 피해자 가족들로부터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수천만 원씩 갈취했던. 그렇게 28회 넘게 사건이 발생했는데. 끈질긴 수사 끝에 검거했던 사건이 기억에 남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게 몇 년 쯤입니까?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제가 강력반 떠나기 전이니까 2000년도 사건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큰 사건이었겠네요. 어쨌든 그렇게 활약을 하시다가 다단계 사기 범죄의 전문수사관으로 활약을 하시게 됐는데. 우선 말이죠. 일반 청취자 여러분들이 헷갈리는 게 있는 게. 우리가 다단계, 피라미드. 합법적으로 직접판매 공제조합이라는 조합에 소속되어 운영하는데 그것도 다단계 느낌도 들고. 이런 것들이 있어서 어느 게 합법이고, 어느 게 불법인지.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거든요.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맞습니다. 저희 다단계 관련해서는 법이 만들어진 것은 1991년도에 만들어졌고요. 그 당시에는 불법이었지만 95년도부터 국내에서 인정한 합법적인 판매 방식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다단계 판매라는 것은요.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예. 다단계 판매 자체는 우리 국내에서 1995년도 7월 달부터 인정한 합법적인 판매 방식이고요. 다만 다단계 판매 방식을 빙자하거나 다단계 판매의 형태를 가지고 금융사기를 치고 있는 금융 피라미드, 혹은 폰지 스킴이라고 말하는 금융사기. 이것이 문제인 것이죠.

▷ 김성준/진행자:

예. 그러니까 다단계 자체는 합법화가 되어 있는데. 다단계인 것처럼 속여서 사기를 친다. 주로 사기 수법이 어떤 게 있습니까? 가장 전형적인 수법이.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사실 다단계 방식이라는 것은 사람을 끌어 모으는 방식이 다단계고요. 실질적인 사기 방식은 유사 수신 형태를 띠고 있는 겁니다. 한 마디로 서민 투자자들을 상대로 가정주부든, 퇴직자들을 상대로 고수익의 그럴 듯 한 사업을 내세워서 고수익을 주겠다고 보장하고. 그에 따른 수익금, 이자 등을 주겠다고 하면서 돈을 끌어 모으고. 나중에 약정한 고수익을 주지 않고 도망가는 형태를 많이 띠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그 돈들을 모으다 보면 1,500억 원대. 이렇게까지 커지게 되는 것이군요.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예. 조희팔 사건 같은 경우 4조 5천억까지 커졌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참 납득이 안 가는 게. 사실은 예를 들어 우리가 은행에 예금을 하면 1년 정기예금을 해도 2% 안팎의 이자가 나오는데. 어디서 느닷없이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접근하면. 그건 당연히 의심부터 하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왜 속아 넘어가죠?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일반 사람들은 왜 속아 넘어갈까 생각하는데. 실제 이 사건을 수사해보고 그 내면을 살펴보면 굉장히 치밀하고 고도의 전문성을 가지고 속이고 있습니다. 마치 예를 들어 커피 농장 사업이라고 하면 실제 피해자들을 브라질 또는 멕시코 커피 농장으로 데려갑니다. 자기 농장처럼 활동하고, 거기서 엄청난 수익이 나는 것처럼 설명하기 때문에 혹해서 믿는 경우가 너무 많죠.

▷ 김성준/진행자:

큰돈을 벌려니까 큰 투자를 일단 하는군요.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주식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그런 식으로 많이 생각하고 그렇게 강의, 설명을 하고 있죠.

▷ 김성준/진행자:

그리고 또 브라질 커피 농장에 데려간 것도 있고. 다른 경우의 금융사기는 어떤 사례가 있습니까?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제가 2011년도에 했던 사건 중 가장 기억 남는 것은 액면가 100원 짜리 비상장 주식을 브라질 대륙 횡단 철도 사업을 자기들이 시행하고 있다. 계약 체결했다. 이렇게 해서 10,000원씩 팔아먹었던 사건이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100원 짜리를요.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예. 100배죠. 그래서 총 2,400명의 노인 투자자를 상대로 해서 240억 정도 피해가 난 사건이 있었는데요. 그 사건도 마찬가지로 브라질에 있는 실제 현직 주지사를 국내에 초청해서 국내 유수 호텔 컨퍼런스 룸에서 사업설명회를 가졌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그 주지사는 뭘 알고 설명한 겁니까?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그 주지사는 사실 한국에 있는 아주 유명한, 돈이 많은 사업가가 이런 곳에 투자를 한다고 해서. 대륙 횡단 철도 사업에 투자한다고 해서 대륙 횡단 철도 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해주려고 온 것인데. 그래서 그런 것을 많이 이용해서 투자사기를 벌이고 있죠. 일반 투자자들은 외국의 투자 현황이나 투자 상황 등을 면밀하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속기 굉장히 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겠네요. 이런 지능 범죄 수사하시려면 피곤하시겠어요. 자료나 숫자, 장부,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예. 사실은 강력범죄에 비해서 지능범죄의 다른 점이라고 하면. 강력범죄는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 범인을 추적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고요. 범인을 추적하고 검거하는 것이.

▷ 김성준/진행자:

달아나 버리니까.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그런데 지능범죄의 경우에는 그에 반해서 어차피 범인은 특정되어 있는 겁니다. 다만 그것을 입증하는 과정과 공소 과정이 더 힘들죠.

▷ 김성준/진행자:

네. 엄청난 서류를 검토하셔야겠네요.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예. 서류가 많게는 1만 페이지, 2만 페이지 쉽게 넘어가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시력 관리 잘 하셔야겠네요. 마지막으로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정말 일반인들 속을 것 같지 않을 일에 속으셔서 큰돈을 날리시는 분들이 많은데. 다단계 사기를 피할 수 있는 힌트랄까요, 팁이랄까 하나 주신다면 어떤 게 있겠습니까?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먼저 다단계 사기라는 말은 적절치 않고요. 다단계 업체가 사기 치는 것 같으니까 적당한 용어가 아니고요. 국제적인 스탠더드 용어는 금융 피라미드입니다. 피라미드 스킴이라는 말을 쓰고 있고요. 우리나라 말로는 금융 피라미드 업체인데. 대부분의 금융 피라미드 업체는 그럴 듯한 투자 사업, 아이템을 내세워서 일반 서민들을 상대로 고수익을 보장하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업체에 대해서는 우선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 제도권 금융회사 조회가 있고요. 그래서 실질적인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비제도권 금융회사인지 먼저 알아봐야겠고요. 그 다음으로는 공정거래위 홈페이지에 가면 다단계 및 후원방문판매업체들의 등록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이 정도의 절차만 거쳐도 사기는 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 제도권 금융조회에서 일단 확인하고. 그 다음 공정거래위 홈페이지에 정상 등록 업체인지 여부를 확인한다. 알겠습니다. 이렇게 다들 확인하셔서 김 경감님 할 일이 많이 줄어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현수 경감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방배경찰서 소속):

고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국내 최초의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이 된 김현수 경감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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