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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책영사 43 :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원제 : 火山のふもとで 화산 자락에서,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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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책영사: 책과 영화 사이]에서는 일본 현대문학사에 남을 작품이라고 평가되는 마쓰이에 마사시의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원제: 화산 자락에서)'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58년생인 저자 마쓰이에 마사시는 2016년 이 책으로 문학계에 늦깎이 등단하였고, 이듬해 제64회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출판사의 서평을 빌려오자면, 가와바타 야스나리, 다자이 오사무, 마루야마 겐지, 무라카미 하루키 등 일본의 내로라하는 거장들의 특징을 고루 갖추었다는 엄청난 평가를 받는 작품입니다.

소설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전개됩니다.

주인공 '사카니시'는 일본 건축계의 거장 '무라이 슌스케'의 건축회사에 들어가게 됩니다.

몇 년 동안 직원을 뽑지 않았기에 직원들과 사카니시도 이례적인 일에 의아했습니다.

사카니시가 채용된 이유는 바로 국립현대도서관 설계 경합 때문이었습니다.

문부장관이 무라이 슌스케에게 부탁한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무라이 설계사무소는 매년 여름마다 아오쿠리 마을에 있는 '여름 별장'에 머뭅니다.

그곳에서 직원들과 사카니시는 함께 생활하고 일하며 여름을 보냅니다.

여름 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책에서 펼쳐집니다.

이 책은 극적인 사건이 거의 없습니다.

흔히 말하는 기승전결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무라이는 튀지 않고 소박하며 자연과 조화로운 스타일의 건축가입니다.

이 소설은 마치 무라이 슌스케 같이 담담하게 여름 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아주 섬세하게 풀어냅니다.

책을 읽다 보면 건축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곤충, 조류, 식물 등 자연에 대한 묘사가 굉장히 세밀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눈앞에 여름 별장의 풍경이 그려지는 정도가 아닌 내가 그 세계 속에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작가가 너무나도 섬세하게 쓴 묘사는 독자마저 그 부분을 열심히 읽게 하는 힘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대충 넘어가면 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닌 거 같아 책을 더 오래 붙잡고 열심히 읽게 됩니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는 건축이야기 같으면서도 철학서가 되기도 하고, 후반부로 가면 흥미로운 연애소설이 되는 다채로운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40도에 육박했던 기록적인 지난여름도 이제 끝나가고 있습니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이 책과 함께 여러분의 여름을 추억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글: 인턴 김나리, 감수: MAX, 진행: MAX, 출연: 남공, 안군, 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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