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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세로로 하면 더 몰입될까?' 미디어·패션업계는 세로 영상 실험 중

[취재파일] '세로로 하면 더 몰입될까?' 미디어·패션업계는 세로 영상 실험 중
지난 6월 유튜브에 도전장을 내밀며 인스타그램이 새롭게 출시한 세로 동영상 전용 앱 IGTV의 등장 이후 세로 영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존 인스타그램에서는 동영상 길이가 최대 1분이었지만 인스타그램과 연동한 새 세로 영상 앱인 IGTV에서는 일반 계정의 경우 최대 10분, 공식 계정은 최대 1시간 분량의 영상을 올릴 수 있다.

최근 주목을 끈 사례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IGTV에 올린 '원 스트레인지 락(ONE STRANGE ROCK)' 세로 영상이다. 이 작품은 우주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눈에 비친 우주 속 지구를 다양한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는 10부작 다큐멘터리 대작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이 중 46분 분량의 세로 영상 버전을 별도로 제작해 지난 6월 IGTV에 올려 현재까지 130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댓글을 살펴보면 스마트폰으로 본 시청자들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하다(great)'거나 '놀랍다(awesome)'는 긍정적 반응이 대부분이다. "난 IGTV를 사랑해요. 45분간 앉아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렸어요."(SYDNEYBEACH BIRD)라며 세로 영상에 대한 만족도를 드러내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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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 영상은 특히 패션 업계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말 루이뷔통은 자사의 패션쇼를 담은 세로 영상을 IGTV를 통해 배포했다. 패션쇼에 런웨이를 활보하는 모델의 전신과 얼굴이 세로화면을 가득 채웠다. 눈앞에 모델이 서 있는 것처럼 상당히 크게 보이는 느낌을 받는다.

루이뷔통이 유튜브에 올린 가로버전 영상과 비교해보면 세로 영상만의 장점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얼굴이나 몸매를 훨씬 큰 사이즈로 표현하며 부각할 수 있어 가로 영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몰입도가 뛰어나 보였다.

국내에서도 빈폴, 에잇세컨즈, 스타일쉐어 등 의류 브랜드들이 IGTV에 화보영상 등을 올리며 세로 영상 실험에 나서고 있다. 아직 조회수는 그리 많지 않지만, 과연 최근 20~30대 사이 가장 활발히 쓰이는 SNS인 인스타그램 열풍이 IGTV에까지 몰아칠 것인지 업계는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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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랜드, 공원소녀 등 일부 아이돌그룹도 뮤직비디오와 콘서트 영상을 세로형으로 제작하고 있다. 일단 유튜브용 가로 영상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뒤 화면 일부를 잘라 세로 영상으로 재구성한 방식이다. 위아래 공백을 없앤 세로 영상에서는 아이돌의 얼굴이 매우 가깝게 생생하게 보인다. 화면 속 인물이 확대돼 보이기 때문에 보다 친밀하게 느껴지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로 영상이 시청자의 몰입감을 높인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실험도 있다. 세로 영상 돌풍을 일으킨 미국 SNS 스냅챗에서 실험한 내용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가로 화면보다 세로 화면으로 제작된 동영상 광고를 끝까지 볼 확률이 9배 더 높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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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세로 영상은 스마트폰 환경에서 기기를 옆으로 돌려볼 필요가 없어 더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 3월 넷플릭스 앱은 세로 영상 기반의 영상 미리보기 기능을 도입했다. 궁금한 콘텐츠를 누르면 세로 형식의 전체 화면 영상이 재생돼 핸드폰을 가로로 눕힐 필요 없이 미리보기를 할 수 있다. 본편 재생에는 가로 영상이 적합하지만 미리보기에는 세로 영상이 더 간편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실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거나 화면 속 상황을 전달해야 할 때 이를 세로 영상으로 표현하려면 어려움이 적지 않다. 다만 패션, 댄스, 인물 인터뷰 등 일부 분야는 세로 영상으로 제작됐을 때 상대적으로 더 몰입을 시키면서 독특한 매력을 전달할 수 있다. 업계의 다양한 세로 영상 실험이 미디어 업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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