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카셀주립대학이 학생들이 세운 평화의 소녀상을 기습 철거했습니다.
기습 철거의 배경에는 일본 정부의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카셀대 총학생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평화의 소녀상이 오늘 새벽 우리가 모르는 사이 대학 측에 의해 철거됐다"면서 "곧 관련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캠퍼스 내 소녀상 설치를 주도한 토비아스 슈누어 전 독일 카셀대 총학생회장은 "대학 당국이 오전 7~8시쯤 몰래 철거한 것으로 보이는데,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총학생회는 앞으로 학생, 시민사회와 철거에 항의하는 활동에 나설 예정입니다.
기습 철거의 배후에는 일본 측의 지속적인 철거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총장 측과 이를 반대하는 총학생회 측이 대치 중이었고 관련 협상이 이어지고 있었다"며 "일본 측의 지속적인 철거 압박이 있었던 정황은 뚜렷하다"고 말했습니다.
소녀상 조각가 부부 김운성·김서경 작가에게 소녀상을 기증받아 카셀대 총학생회 측에 소녀상을 영구 대여한 재독 시민사회단체 코리아협의회는 이와 관련해 다음주 카셀대에서 대규모 규탄 행사에 나설 예정입니다.
정의기억연대는 성명을 내고 "카셀대 소녀상 설치 사흘 뒤 프랑크푸르트 일본총영사가 카셀대 총장을 만나 '소녀상이 반일 감정을 조장해 카셀 지역의 평화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철거 요청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후 (대학은) 업무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지속적인 일본총영사의 방문과 극우 및 일본 시민들의 악성 메일에 시달렸고, 결국 일본 정부 측의 다양한 압박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정의기억연대는 "카셀대 소녀상 철거는 일본 정부의 오만하고 뻔뻔한 역사 부정과 왜곡의 대표적 사례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압박한 일본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카셀대는 웹사이트를 통해 "코리아협의회의 대여 전시품이 9일 전문가들에 의해 철거됐다"며, "협의회 측이 이를 가져갈 때까지 주 의 깊은 보호 조처하에 창고에 저장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카셀대 총학생회는 지난해 7월 학생회 본관 앞 신축 공원에 평화의 소녀상을 영구 설치했습니다.
독일 대학 캠퍼스 내 첫 설치 사례로, 총학생회는 이를 위해 부지 사용에 대해 대학 측의 허가를 받았고 학생 의회에서 소녀상 영구 존치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