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세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흑인 아빠의 등 뒤에서 총격을 가한 미국의 백인 경찰관이 면죄부를 받았습니다.
위스콘신주 커노샤 카운티의 마이클 그래벌리 지방검사장은 총을 쏜 러스틴 셰스키를 비롯해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3명을 기소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셰스키는 지난해 8월23일 커노샤에서 가정폭력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체포에 불응하던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의 등 뒤에서 7발의 총격을 가했습니다.
당시 자신의 차 문을 열려다 총격에 쓰러진 블레이크는 하반신 불수가 됐습니다.
특히, 차 안에 세 살부터 8살 사이 어린 아들 세 명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거세게 일었습니다.
지난해 5월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관의 무릎에 짓눌려 사망해 인종차별 반대 목소리가 커진 상황에서 벌어진 이 사건으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가 또 불붙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폭력 시위를 규탄하는 자경단 활동에 동조한 10대 청년이 시위 현장에서 총을 쏴 2명이 숨지는 사건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커노샤 검찰은 블레이크가 사건 당시 흉기를 소지했고, 흉기를 버리라는 경찰의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관들에게 자기방어 권리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벌리 검사장은 "블레이크가 흉기로 무장하고 있었다는 데 반박의 여지가 없다"며 당시 경관들이 블레이크에 대한 중범죄 체포영장을 소지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경관들이 여러차례 전기충격기를 사용해 진압을 시도했으나 블레이크는 끝까지 저항했다고 그래벌리 검사장은 덧붙였습니다.
총격 경관에 대한 불기소 결정으로 커노샤 등지에서는 다시 항의 시위가 격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지역 당국의 요청에 따라 소요 사태에 대비해 주 방위군의 투입을 미리 승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