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의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를 비롯해 신천지 교인들 감염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는 아직도 파악이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경로를 추적하는 데 단서가 될 수 있는 증언을 저희 취재진이 확보했습니다.
정명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SBS가 입수한 지난 1월 12일 신천지 정기 총회 영상입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모든 신천지 교회 담당자들이 참석하는 행사로 교인 숫자 증가 등을 보고하는데, 실적이 부진하면 질책도 받습니다.
[이만희 / 신천지 총회장 : 각 지파 말해봐요. (교인 증가)했는지. 130%니 이렇게 (다른 지파)할 때 뭐 했느냐는 것이지. 천국, 천국, 썩어 빠진 게 천국인가?]
그런데 신천지 전 고위관계자는 전국 주요 지파에서 우한에 특별전도대, 이른바 특전대를 파견해왔고, 그들이 1월 정기 총회에도 참석했다고 말합니다.
[신천지 전 고위관계자 : 우한의 특전대라고 그래요. 그 사람들을. 한 지역에 교회를 만들면 특전대를 다 차출해요. 한 지파에서 보통 20~30명까지 차출해요.]
취재진은 지난달부터 신천지 전 고위관계자와 여러 차례 접촉했는데 이만희 총회장 은신처까지 정확하게 지목했던 그를 설득 끝에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신천지 전 고위관계자 : 처음에 거기 그 (우한)교회를 설립할 때요. 그때 간 사람들이 한 80명 정도 돼요.]
초기에 특전대 80명가량이 우한에 갔으며, 올해 초까지 교사나 담임 등의 이름으로 과천 지파 소속만 모두 24명이 우한 교회에 남아 활동했다는 겁니다.
각 지파에서 특전대는 중국말을 잘하는 중국동포가 우선으로 선발됐습니다.
[신천지 전 고위관계자 : 한 지파에 보통 보면(중국 동포 교인이) 한 1~2백 명 정도 됐는데 지금은 천 단위가 넘어가요.]
우한에 파견했다는 특전대는 과연 어떤 일을 해왔을까?
[윤 모 씨 / 전 신천지 특전대 : 전도만 하루종일 하는 거예요. 그걸 위해서 훈련도 받고. (훈련 받는다는 게 무슨 훈련을 받는 거예요?) 어떻게 더 자연스럽게 사람을 속일 수 있는지.]
전도는 주로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 하기 때문에 시장이나 역에서 활동했습니다.
[김충일 전도사 / 전 신천지 특전대장 : 교주 명령에 따라서 '어느 지역에 가서 교회 개척하고 와' 그러면 가서 그 사람들은 활동력이 엄청나서 한 석 달에서 여섯 달 이정도만 활동하더라도 몇백 명을 만들어 놓고 와요.]
우한에 파견됐던 일부 특전대들은 설 연휴 전 대구에서 이만희 총회장이 주재한 수료식 행사도 참석했다고 합니다.
[신천지 전 고위관계자 : 거기가(중국이) 질병이 번지는 바람에 그걸 못하게 됐잖아. 그니까 거기 사람들은 수료는 해야 하니까. 이쪽으로 올 수 있는 사람만 와서.]
대구 경북 집단 감염의 초기 경로를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는 내용.
하지만 신천지 측은 우한은 물론 해외 교회에 특전대를 파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고, 이만희 총회장은 1월 16일 대구를 방문해 예배만 주재했다고 해명했습니다.
※ 내일(14일) 오전 8시 SBS <뉴스토리> - '신천지 특전대와 그림자 감염' 편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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