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세먼지가 한국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어느 정도 기정사실이 됐습니다만, 한국 미세먼지도 바람을 타고 중국으로 넘어갈까요?
이런 궁금증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대기오염과 관련한 한중 협력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계절에 따라 우리 강토에서 발생한 것이 중국으로 날아가기도 한다"고 발언하면서 촉발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박록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주된 바람으로 편서풍이 부는 가운데 동풍이 불면 조금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영향 규모는 매우 적다"고 말했습니다.
한반도를 기준으로 동해나 북태평양에서 동풍 계열의 바람이 불어오는 때는 주로 여름입니다.
오염원이 없는 바다에서 깨끗한 바람이 부는 여름에는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낮습니다.
결국, 동풍으로 한반도의 대기가 중국으로 넘어간다고 해도 여름철 한반도의 청정한 대기가 일부 이동하는 셈입니다.
김철희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중국 베이징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에 한국이 미치는 영향은 0.1% 이내로, 0.03∼0.05%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무시할 만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11년 3월 일본 동북부 강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이 누출됐을 때 이 물질이 한국에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논란과 비슷합니다.
당시에도 비슷한 원리로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결론이었습니다.
배귀남 미세먼지 범부처 프로젝트 사업단장 (KIST 책임연구원)은 "대기에 경계선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순환에 따라 일부 섞일 수는 있지만, 편서풍 지역이기 때문에 (동쪽의) 일본이 (서쪽의) 한국에, (동쪽의) 한국이 (서쪽의) 중국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장임석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연구센터장은 "중국 미세먼지 농도가 한국보다 2∼3배 높은데, 설령 동풍이 불더라도 한국 미세먼지가 중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