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어난 지 53일 밖에 되지 않은 아기를 엄마가 살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양육 문제로 남편과 다툰 뒤 화가 나서 그랬다는데, 숨진 아기는 결혼 13년 만에 얻은 첫아이였습니다.
소환욱 기자입니다.
<기자>
어젯밤(30일) 8시 20분쯤 서울 양천구의 한 빌라에서 태어난 지 53일 된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퇴근한 아버지가 아기와 부인이 없어진 줄 알고 실종 신고를 하기 위해 경찰서로 향했고, 전화를 받고 달려온 삼촌이 집 화장실에서 숨진 아기를 발견했습니다.
집 화장실 문 앞에서는 "아기를 좋은 곳으로 데리고 가겠다"는 부인 40살 김 모 씨의 메모가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던 공중전화를 추적해, 어젯밤 10시쯤 인천 소래포구 근처에서 김 씨를 붙잡았습니다.
부부는 그제 양육 문제를 두고 다퉜는데, 남편이 "이혼하고 아기를 기르다가 사정이 나빠지면 보육원에 맡기겠다"고 해 화가 나 범행했다고 김 씨는 진술했습니다.
"보육원에 보내느니 여기서 끝내겠다고 생각했다"는 겁니다.
아기는 남편이 출근한 뒤인 어제 아침 7시쯤 화장실에서 익사시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임병숙/서울 양천경찰서 형사과장 : 아기를 한 13년간 갖지 못하다 보니까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었던 차에 아기 낳고서도 양육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기의 친척은 김 씨가 산후우울증이 있었다고 경찰에 말했지만, 산후우울증 치료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신동환, 영상편집 : 김지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