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미제로 남을뻔한 강원도 산골 70대 노인 살인사건이 5년 만에 풀렸습니다. 용의자가 보낸 협박 편지에서 검출한 DNA가 결정적인 단서가 됐습니다.
문준모 기자입니다.
<기자>
인적 드문 강원도 화천의 한 산골마을.
2007년 10월 어느 밤, 집에 혼자 있던 77살 할머니가 잔인하게 살해됐습니다.
살인범은 집안에서부터 이곳 앞마당까지 돌과 냄비를 사용해 할머니의 머리를 13차례나 가격해 숨지게 했습니다.
그 잔인함 때문에 경찰은 원한관계에 의한 범행으로 추정했습니다.
증거도, 목격자도 없어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화천의 이만성이라는 가상인물로부터 7통의 협박 편지가 배달됐습니다.
할머니와 아들을 모욕하거나 비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웃 주민 : 가끔씩 잊어버릴 만하면 한 번씩… 그래서 그 편지가 아직도 오냐고 그러니까, 아휴 그러니까 미치죠.]
경찰은 살인범이 편지를 보냈다고 추정했지만 추적에 실패했습니다.
미제로 남아 있던 사건을 SBS 그것이 알고싶다 팀이 취재하는 도중, 피해자의 아들이 20년 전 원한을 가질만한 사람을 기억해 냈습니다.
군에서 연대장으로 근무할 때, 문책성 인사조치에 불만을 품고 퇴직했던 부사관 조모 씨였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팀과 경찰이 끈질긴 잠복 끝에 우표에 남아 있던 타액과 조 씨의 DNA가 일치하는 걸 확인했습니다.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역 당시 일로 전 연대장 집을 찾아갔다가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자백했습니다.
5년 만에 미제사건은 풀렸지만 초동수사 부실로 조 씨가 자백을 바꾸면 공소 유지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김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