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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여론조사 방식 놓고 '동상이몽'

<8뉴스>

<앵커>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경선은 4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투표 방식은 대부분 확정됐지만, 20%가 반영되는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후보간의 입장이 민감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질문의 어구 하나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여론조사의 특성 때문입니다.

최대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나라당이 여론조사 방식을 정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세부방식을 둘러싼 이명박, 박근혜 양 진영의 입장 차이 때문입니다.

최대 쟁점은 질문 방식입니다.

이명박 전 시장 측은 선호도, 즉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선호하는지 묻기를 원합니다.

[박형준 의원/이명박 전 시장측 대변인 : 누가 더 좋으냐를 묻는 것이 응답률도 높일 수 있고, 민의도 더 잘 반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박근혜 전 대표측은 지지도, 즉 누구에게 투표할지 묻기를 원합니다.

[김재원/박근혜 전 대표측 대변인 : 투표장에 오지 않는 일반 국민의 여론을 투표수로 환산해서 그것을 경선결과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당신은 누구에게 투표를 할 것입니까?'라고 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차이는 물론 질문에 따른 유·불리 때문인데 양측 지지세력의 성향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윤경주/정치 컨설턴트 : 지지층의 폭이 넓은 이 전 시장은 선호도가 유리하고 지지층의 충성심이 강한 박근혜 후보는 지지도 설문이 유리합니다.]

여론조사 날짜는 일요일인 8월 19일로 정해졌지만 조사시간 대도 쟁점입니다.

이 전 시장측은 기독교 신자들이 종교활동 때문에 전화 응답하기가 어려운 오전은 제외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박 전 대표측은 오전을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 전 시장이 교회 장로여서 기독교계의 선호가 상대적으로 높을 가능성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 조사기관을 몇 군데로 어디어디로 할 지, ARS 조사도 포함할 지, 응답을 얻기 위해 몇 차례까지 질문을 시도할 지 등도 조사 결과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합의가 쉽지 않은 사안들입니다.

[강용식/한나라당 여론조사전문가위원장 : 쟁점사항들이 연계돼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얘기들을 결정한 다음에 하나하나 결정하는 것으로.]

표본 수는 일단 오차를 최대한 줄이도록 2천 명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헌태/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 표본 수를 늘린다고 갑자기 표본오차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무작정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2천 명을 조사해서 4만 6천 표로 환산할 경우, 여론조사에 응하는 한사람이 23표에 해당돼 표의 등가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또 1, 2% 내의 박빙 승부가 벌어질 수 있는 경선에서, 오차범위가 엄연히 존재하는 여론조사로 후보를 뽑는 것 자체가, 외국에도 유례없는 불합리한 제도라는 근본적인 지적도 있습니다.

이렇게 여론조사 세부사항 하나 하나가 당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양측 간의 입장 조정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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