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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고통

◎앵커: 또다시 이어진 긴 이별의 슬픔에 이산가족들의 심적 고통이 더 커지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먼저 상봉경험을 했던 이산가족들을 최대식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지난 85년 첫 남북 이산가족 교환방문단으로 평양을 방문해 아버지를 만나고 돌아왔던 65살의 이재 훈 변호사. 피란길에 헤어진 뒤 35년 만에 만났 던 당시 72살의 아버지와 다시 헤어져야만 했 던 이 변호사는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다시 이별하는 순간의 고통을 잊지 못합니다.

깊게 패인 주름과 심하게 야윈 이 씨의 아버지의 모 습. 이 씨는 아버지를 뵙고 서울로 돌아온 사흘 째 되던 날 자식들이 차려준 생일상을 물리칠 정도로 마음의 상처가 컸습니다.

<이재운(85년 방북): 15살 먹은 것, 아무 철딱 서니 없는 것, 사람 등에다 업어서 떠밀다시피 객지에 내보내는데 이게 살았는지, 죽었는지 얼 마나 노심초사 했겠어요.> 이 씨는 결국 마음의 고통에 못 이겨 1년 만에 변호사 사무실 문을 닫아야 했고, 2년 뒤에는 뇌졸중으로 쓰러졌습니다. 지난 98년 결국 아버 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오히 려 마음이 놓였다는 이 씨.

함께 평양에서 상봉 을 했던 10명의 이산가족들 가운데서도 5명은 북의 가족을 그리워 하다 이내 숨졌고 4명은 외국으로 이민을 떠났을 정도로 그 후유증은 컸다고 이 씨는 말합니다.

따라서 이번 이산가 족 상봉을 지켜보는 이 씨의 감회는 남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이 씨는 노인들에게 정신 적으로는 물론 육체적으로도 견디기 힘든 충격 이 올 것이라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을 것을 권 합니다.

<이재웅(85년 방북)이것으로도 만족하다, 그리 고 빨리 자기 생활로 돌아가는, 제 위치로 돌아 가는 정서적인 그 감정을 조절하는 그런 게 필 요해요.> 이산의 설움 못지 않게 만남의 후유증과 아픔 을 치료하는 일이 상봉자 개인과 가족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습니 다.

SBS 최대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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