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집트 대박물관에서 람세스 2세 동상을 바라보고 있는 관광객들
20년간의 건설 끝에 이집트 6천 년 역사의 유물 10만여 점을 소장한 '이집트 대박물관'이 1일(현지시간) 정식 개관했습니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로 유명한 기자 지역에 위치한 이집트 대박물관은 단일 문명에 헌정된 세계 최대의 고고학 시설입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기자 피라미드에서 1.6㎞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약 50만㎡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하고, 공사비만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피라미드를 본떠 우뚝 솟은 삼각형 유리 외관을 자랑하는 박물관 입구 아트리움에는 이집트에서 가장 유명한 파라오 중 한 명인 람세스 2세의 화강암 석상이 서 있습니다.
3천200년 전 작품으로 높이는 11.3m, 무게는 83톤에 이릅니다.
1922년에 발굴된 파라오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나온 장례용 침대와 전차, 황금 왕좌 등 유물 5천여 점이 한자리에서 처음으로 전시되며, 소년 왕의 상징인 황금 마스크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피라미드를 건설한 것으로 알려진 파라오 쿠푸가 부장될 때 함께 묻혔던 4천500년 된 목조선도 유명한 전시물 중 하나입니다.
상당수의 유물은 100년 넘게 명맥을 이어온 수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있는 '이집트 박물관'에서 옮겨왔고, 룩소르와 민야, 소하그, 파윰, 델타, 알렉산드리아 등지의 박물관이 소장했던 유물도 이전됐습니다.
박물관은 2만 4천㎡ 규모의 상설전시관을 비롯해 어린이 박물관, 교육시설, 대규모 보전센터 등을 갖추고 있으며, 12개 주요 갤러리는 기원전 5천 년경 선사시대부터 기원후 400년경 로마시대까지의 유물을 시대별, 주제별로 전시중입니다.
박물관은 첨단기술을 활용한 혼합현실(MR) 전시 등 멀티미디어 설명 기능을 관람객에게 제공합니다.
박물관 건설은 2005년에 시작됐으나 2011년 '아랍의 봄' 봉기 이후 정치적 혼란으로 3년간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 넘는 비용을 들여 완공한 이후에도 코로나19 대유행과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등 여러 이유로 공식 개관이 여러 차례 연기됐습니다.
다만, 박물관 내 일부 전시관은 '제한적 개관' 방식으로 1년 넘게 대중에게 공개됐고, 하루 관람객은 5천∼6천 명에 달했습니다.
정식 개관에 따라 관람객은 하루 1만 5천 명, 연간 50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이집트 관광부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날 개막식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세계 70여 개국에서 온 지도자 및 왕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 박물관은 고대 이집트인의 천재성과 현재 이집트인의 창의력을 하나로 모은 새로운 랜드마크로서 문명과 지식을 소중하게 여기는 모든 이들을 불러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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