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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알루미늄 당면…먹어도 된다? 안 된다?

* 대담 : SBS 김용태 기자

[한수진의 SBS 전망대] 알루미늄 당면…먹어도 된다? 안 된다?
▷ 한수진/사회자:
 
지난주 한국소비자원이 당면에서 알루미늄이 유럽 기준보다 많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른 말을 했습니다. 한 마디로 그 정도 양은 괜찮다는 겁니다. 자,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이 문제 취재한 SBS 경제부 김용태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용태 기자 어서 오십시오.
 
▶ 김용태 SBS 기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일단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부터 짚어볼까요. 당면에 알루미늄 많이 들었다는 거 이거 관심이 많이 가는 사안인데 말이죠?
 
▶ 김용태 SBS 기자:
 
일단 제목이 와 닿죠? 지난 17일이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서울지원에서 발표가 있었는데요. 당면을 비롯한 식품 106종류를 조사했더니 104개 제품에서 알루미늄이 검출됐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식품에 알루미늄이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언뜻 듣기에 조금 생소했습니다. 소금이 많이 들어간다, 설탕이 많이 들어간다, 이런 내용은 많이 들어봤지만 알루미늄 어쨌든 금속이니까 알루미늄이 검출됐다? 왜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까지는 일종의 팽창제로써 알루미늄이 식품첨가제에 쓰인다는 자체를 몰랐었기 때문에 알루미늄이 왜 나왔을까,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취재를 시작을 했는데 가봤더니 앞서 말씀드린 대로 104개 제품이 쭉 쌓여 있었습니다. 대부분 자주 사거나 한 번쯤은 사봤을 법한 유명 제품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런데 소비자원의 첫 마디가 촬영할 때 이 제품들을 모자이크 처리 해 달라, 였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모자이크 처리를 해 달라? 그거 좀 이상하네요? 보통 상표를 다 공개하지 않나요? 그래야 제대로 된 정보가 될 텐데 말이죠?
 
▶ 김용태 SBS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상표를 가려달라는 뜻이 뭐냐고 물어봤더니 소비자원은 알루미늄이 나오긴 했는데 대부분 제품에서 아주 소량만 나왔다 또 당면 제품들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지만 아직 국내 기준치가 없기 때문에 현행법을 위반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겁니다. 때문에 상표를 공개할 수 없다는 건데 우리나라 기준치는 없지만 유럽연합 EU 기준치를 넘겼기 때문에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발표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전해주세요
 
▶ 김용태 SBS 기자: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당면 7개 제품에서 11.36~94.27mg/kg 그러니까 1kg당 11~94mg까지 알루미늄이 검출됐다는 겁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설정한 면류 제품의 알루미늄 수입 통관 기준인 kg당 10mg의 최대 9배까지 웃도는 수치인 겁니다. 또 당면이 들어가는 분식류가 있잖아요. 대표적으로 순대가 있겠고요. 또 잡채만두, 김말이 튀김 여러분들이 좋아하시는 식품이 있을 텐데 이런 분식류에서도 44mg이 평균적으로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알루미늄은 흔히 치매라고 부르는 알츠하이머병과의 연관성을 경고하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그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물질이다, 이렇게 설명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우리도 서둘러서 알루미늄 잔류 허용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어떤 제품에서 얼마나 나왔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요?
 
▶ 김용태 SBS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대로 어떤 제품에서는 11mg이 나왔고요. 어떤 제품에서는 94mg이 나왔습니다. 제품명을 공개하지 않고 모자이크 처리를 해버리면 11이 나온 업체나 94가 나온 업체나 모두 똑같은 취급을 받는 겁니다. 일종의 억울한 업체들이 생길 수가 있는 거죠. 사실 이런 기사를 굳이 쓰는 이유는 어떤 제품이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가, 이런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알려주자는 건데 당면에서 알루미늄이 나왔으니 어떤 제품인지는 잘 모르겠고 아무튼 알아서 조심하시라, 이렇게 두루뭉술한 얘기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업체들 반응은 어땠어요?
 
▶ 김용태 SBS 기자:
 
대표적인 업체 몇 군데에 전화를 해봤는데 일부 업체들은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알루미늄 성분의 식품첨가제 소명반이나 소암모늄명반을 이제 더 이상 쓰지 않는다는 겁니다. 과거에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알루미늄이 팽창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당면을 더 탱글탱글하고 쫄깃쫄깃하게 만들기 위해서 알루미늄계 첨가제를 쓰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자연 상태에서도 알루미늄이 존재할 수 있다면서 의도적으로 첨가한 적은 결코 없다,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그러면 쓰지도 않은 알루미늄이 어떻게 나왔는가, 하는 궁금증이 있는데요. 소비자원은 업체 가운데 중국에서 원재료나 반제품 또는 거의 완제품을 수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중국 업체들이 몰래 슬쩍 넣는 거 아니냐, 이런 의심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증거가 나왔다든지 확인이 된 건 아니기 때문에 의심이다, 이렇게밖에 말씀드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정리를 해보면 당면에서 알루미늄 성분이 검출됐고, 우리나라에는 아직 기준치가 없지만 유럽 기준에 비춰보면 높다. 업체들은 수긍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렇게 되는 거네요. 그런데 지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가세하면서 전혀 다른 논란으로 번진 거죠?
 
▶ 김용태 SBS 기자:
 
그렇습니다. 식약처가 논란에 가세했다, 라는 표현이 식약처라 들으면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겠는데 결과적으로 그런 모양새가 됐습니다. 식약처가 적극적으로 반박한 건 아니고요. 기자들의 문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결국 반박성 자료를 내게 된 건데 기자들이 소비자원의 설명이 다소 애매하니까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다시 물어본 겁니다. 그런데 식약처는 여기서 유엔식량농업기구와 세계보건기구가 함께 운영하는 국제기준 코덱스라는 게 있는데요.

이 코덱스 기준에 따르면 생파스타, 국수류에 대해 알루미늄이 포함된 명반 즉 황산알루미늄칼륨을 kg당 300mg까지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소비자원에서 나왔다는 알루미늄의 함량은 이 기준에 30%대 수준에 그치고 있고 한국인의 평균 알루미늄 섭취 수준도 안전한 편이다, 이렇게 전했습니다. 한 마디로 그 정도 양은 괜찮다, 라는 겁니다. 결정타는 다음 문장이었는데요. 소비자원이 인용했던 EU유럽연합 기준은 자국 밀가루 산업 보호를 위한 기술 무역 장벽적인 측면이 있다, 이렇게 한 겁니다. 그러니까 소비자원의 주장에 오류가 있다, 이렇게 말한 것과 마찬가지인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게 뭡니까. 참 황당하고 헷갈릴 수밖에 없어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면을 먹어도 된다는 건지, 안 된다는 건지, 이게 어떻게 되는 거예요?
 
▶ 김용태 SBS 기자:
 
그게 제가 딱 잘라서 말하긴 어려운데 사견을 전제로 하겠습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니까요. 그런데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 라는 정도로 완곡하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겠습니다. 제가 당면 취재를 마치고요. 당면이 들어간 순대국을 먹었다, 이렇게 취재 후기에 썼더니 일부 네티즌께서 기자 거짓말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지적을 하셨던데 확실히 먹었다고는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너무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소비자원과 식약처의 힘겨루기 이번이 처음은 아닌 것 같아요?
 
▶ 김용태 SBS 기자:
 
두 기관의 불협화음이 올해만 들어서 벌써 세 번째입니다. 아마 기억하시는 분 많을 텐데요. 지난 4월에 가짜 백수오 파동이 있었죠.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가 신경쇠약과 체중감소를 유발한다, 아니다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 이렇게 한 번 부딪쳤고요. 또 지난 8월에는 시중에 판매 중인 모기기피제 성분에 발암 물질이 들었다, 아니다 전부 안전성 검사를 거쳤다, 이렇게 사사건건 부딪쳤습니다. 모기기피제 논란 때는 총리실에 공개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관련 업체들은 이런 소식 하나하나에 매출이 뚝 떨어지기도 하고요. 심하면 작은 업체 같은 경우는 망하기도 하죠. 또 소비자들은 앞서 당면처럼 이걸 사야 되나, 말아야 되나, 또 집에 있는 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렇게 선택에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취재진이 만났던 업체들은 강하게 반발했고요. 시민소비자 중에는 이제 어느 기관의 말이든 도대체 믿을 수가 없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소식은 공신력 즉 반드시 믿을 만해야 합니다.

이번 취재 과정을 되돌아 봤을 때 소비자원의 조사 자체가 잘못됐다거나 다른 의도가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명확하지 않은 정보의 전달에 그쳤습니다. 그리고 소비자원과 식약처 이런 유력한 국가기관 간에 사전 조율도 없었습니다. 식품이나 의약품의 안전성은 국민 생활과 직결돼 있다는 점을 국가 기관들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줬으면 합니다.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건 바로 이런 일 때문일 테니까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잘 들었습니다. SBS 김용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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