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울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적장애가 있는 초등학생이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담당 수사관이 "피해자답지 않은 행동을 보였다"는 취지의 부적절한 발언을 해서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UBC 이채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4월, 지적장애가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 A양은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어머니에게 알렸습니다.
자신을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 소개한 한 남학생과 학교 운동장 등에서 놀던 중 피해가 발생했다는 겁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 6살밖에 되지 않은 지능을 가진 아이가, 너무 구체적이고, 또 일관성 있고 그렇게 얘기를 한다는 거는 분명히 뭔가는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 거죠, 저는.]
이 사실을 인지한 학교 관계자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고, A양은 "B군이 자신의 속옷 안으로 손을 넣어 특정 신체 부위를 만졌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B군은 중학교 2학년이었고, B군의 부모는 "함께 놀아준 것밖에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A양 가족은 수사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담당 수사관이 무혐의 가능성을 설명하면서, "CCTV 영상 속에서 A양이 즐겁게 노는 모습이 보이는 만큼 범행이 있었던 것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말한 겁니다.
또 "어차피 미성년자라 형사 처벌은 안 받는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는 주장입니다.
전문가들은 사건 발생 직후의 정황, 이른바 '피해자 다움'이 없다는 이유로 진술의 신빙성을 따질 순 없다고 지적합니다.
[배지희/형사전문 변호사 : 대법원 판례가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피해자들마다도 다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범행 후 정황) 그런 부분보다도 죄를 인정할 수 있을 만한 사건인지에 더 집중해서 보는….]
울산경찰청은 "담당 조사관의 일부 부적절한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며, "장애아동의 특수성과 피해자 인권 보호에 소홀함이 없도록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종호 UBC, 디자인 : 구정은 UBC)
UBC 이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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