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에서 반정부 활동을 벌이다 우리나라로 건너온 에티오피아인을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단독 이승원 판사는 에티오피아 출신 A 씨가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를 상대로 "난민 불인정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A 씨는 암하리족이라는 점과 반정부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자국의 집권당으로부터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며 "난민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난민법은 인종, 종교, 정치적 의견 등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충분한 근거가 있는 외국인에 대해 난민협약이 정하는 난민으로 인정합니다.
법원은 박해 우려를 인정한 근거로 A 씨가 난민 면접에서 한 진술 등이 신빙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A 씨는 대학에 입학한 후 집권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반정부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하고 체포돼 조사를 받은 경험을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설득력 있게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여러 인권보고서는 티그레이족 출신이 주축을 이루는 에티오피아의 집권당은 암하리족 등 다른 민족에 대한 차별과 반정부 인사에 대한 자의적인 체포와 구금 등을 행했다고 보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에티오피아에 살던 A 씨는 2016년 3월 단기방문 체류자격으로 입국한 후 일반연수로 체류자격을 변경해 같은 해 10월까지 체류허가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는 같은 해 7월 출입국사무소에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습니다.
A 씨는 자신의 아버지가 과거 정권에서 공직에 근무했다는 이유로 11년간 투옥됐고 자신 역시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집권당으로부터 위협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