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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돌린 독일-터키 간 훈풍…구금된 독일인 속속 석방

올해 터키가 독일인들을 잇따라 구금하면서 악화일로를 걷던 독일과 터키 간의 관계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터키 정부가 최근 구금 중인 독일인들을 잇달아 석방한 데 이어 구금 중인 독일 기자 데니츠 위첼에 대한 석방 가능성도 시사했다.

1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사법당국에 독일 일간 디벨트의 터키 특파원인 위첼에 대한 기소를 서둘러달라고 주문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기소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다"면서 "유럽인권재판소가 공판 전에 위첼을 석방하도록 명령한다면 독립적인 터키 사법부는 이를 따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2018년에 독일과의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에 대해 "개인적으로 친구"라고 강조했다.

위첼은 지난 2월 테러 선전 혐의로 체포돼 구금 상태다.

위첼은 터키가 구금한 독일인 가운데 상징적인 인물로, 지난달에는 록밴드 U2의 리더인 보노 등 세계적인 문화예술인 200여 명이 석방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의 발언에 앞서 터키 당국은 지난달 9개월간 구금한 데이비드 브리취 등 몇 명의 독일인들을 잇달아 석방했다.

터키 정부는 지난해 10월 말 테러 조직 협력 혐의로 구금 중이던 독일인 인권운동가 페터 슈토이트너를 석방해 변화의 기미를 보였다.

이에 터키를 강력하게 비난해오던 독일 측에서도 다소 부드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터키 측의 석방 조치 이후 가브리엘 장관은 최근 터키와 우크라이나 등 유럽연합(EU)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와 "새롭고 밀접한 형태의 관세동맹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가브리엘 장관은 "최근 터키 정부는 EU와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면서 "최근 터키에 구금돼 있던 독일인 몇 명이 석방된 것은 좋은 신호"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양국 간 관계가 한창 격화됐을 때 독일이 터키를 압박하기 위해 유럽연합(EU)과 터키 간의 관세동맹 확대 협상을 결렬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전개되는 것이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EU가 터키에 대한 지원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EU는 터키의 인권 유린 등을 이유로 올해 예산안에서 터키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

독일과 터키의 외교관계는 2016년 터키 쿠데타 이후로 급속히 얼어붙었다.

터키 정부는 독일이 터키 쿠데타에 가담했다가 독일로 망명한 인사들을 인도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독일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여기에 지난해 초에는 독일 정부가 자국 내에서 터키의 개헌찬성 집회를 불허한 뒤 터키 정부가 위첼과 인권운동가 슈토이트너를 체포하면서 양국의 갈등이 깊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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