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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양육수당, 현금지급 결정이 왜 어려운지…

[취재파일] 양육수당, 현금지급 결정이 왜 어려운지…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양육수당의 지급방식을 놓고 논란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보건복지부가 양육수당 사용처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다는 단독 리포트를 한 적이 있는데요. (▶ 정부, 양육수당 실 사용처 실태조사 나선다 기사 보러 가기)
 당시 복지부 고위간부는 "양육 수당을 아버지가 술값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죠. 당시 리포트 이후 드디어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보건복지부가 한국갤럽을 통해 16개 시도의 양육수당 지급 가구 2006곳을 조사했습니다. 90%가 양육수당 전액을 자녀에게 사용했다고 답했습니다. 8%는 일부를 자녀에게 썼다고 답했고, 2.5%는 구분없이 가계지출에 사용했다고 답했습니다. 자녀를 위해 사용한 경우는 아이 물품 구매가 64.5%로 가장 많았습니다. 아이 이름으로 저축을 했다는 답변도 17.7%를 차지했습니다. 구입물품으로는 1순위가 기저귀 66.3%였습니다. 분유와 간식 등도 있었고요. 양육수당을 양육 이외에 사용한 경우 그 사용처는 일반 생활비와 식비였다고 합니다.

  양육수당이 가계에 도움이 된다는 가구는 71% 정도였습니다. 소득이 낮을수록 가계에 도움이 된다는 비율이 높았다고 하더군요. 바우처 전환에는 85.5%가 반대했습니다.

 그래도 복지부는 바우처 전환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복지부는 외부 전문가 6명으로 관련 TF도 구성했는데, 상당수가 현실적으로 현금 지급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합니다. 그래도 복지부는 일부 전문가들의 발언내용에 주목했습니다.

"자녀 양육에 최소 20만은 소요되므로 바우처로 용도를 제한해도 효용성에는 큰 차이가 없다.  양육수당을 극단적으로 잘못 사용하는 가구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정책효과가 있다면 바우처 도입도 가능하다."

 이런 발언도 잘 살펴보면 "오용 사례를 바로잡는 정책효과가 있다면..." 이라는 전제가 있는 셈이죠. 외부 전문가들은 바우처 도입을 원하는 복지부의 의견을 존중해 일단 다음 4가지의 바우처 도입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2안을 권고했다고 합니다.
양육수당 바우처 논

 2안은 양육수당 전용 신용카드를 별도로 만들어, 이 카드를 양육 관련 물품 구매에만 사용하도록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신용카드사와의 협의 및 시스템 구축도 필요한만큼 간단한 작업이 아닙니다. 복지부도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선 복지부가 바우처를 도입할 것이라고 기사를 썼더군요. 제 생각에는 현금 지급 제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복지 정책의 핵심은 정책 수용성입니다. 해당 정책을 복지 수혜자들이 얼마나 잘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인데요. 이번 설문조사에서 답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득이 낮을수록 양육수당이 가계에 도움이 됐다는 답변도 의미가 적지 않습니다. 양육수당의 사회적 재분해 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선진국들도 아동수당의 이런 효과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제 모든 논의 과정이 끝났습니다. 복지부의 결정만 남았죠. 그런데, 왜 발표를 미룰까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 가운데 일부 의원들이 아직도 바우처 도입에 대한 의견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의견도 중요할 겁니다.

  저희 집도 양육수당을 받습니다. 저희집 경제권은 모두 제 아내가 쥐고 있어 저는 정부가 통장으로 입금해준 양육수당은 보지도 못했습니다. 양육수당 전용 의심자로 지목된 아버지의 입장에서 복지부에 대해 섭섭함이 적지 않군요.

 복지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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