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우리나라에 이런 정신병원 같은 인권 사각지대가 있다는데 많이 놀랐습니다." 전북 정읍 C정신병원의 각종 불법사건을 수사한 검사의 말이다.
이 병원 입원환자들은 병원 측으로부터 잦은 폭행과 감금, 전화ㆍ편지 검열 등 심각한 인권유린을 당한 것으로 검찰 조사 밝혀졌다.
C병원에서는 최근 1년새 환자 2명이 자살하고 1명이 격리실에서 의문사했다.
의문사한 환자는 24시간 동안 차가운 격리실에서 끈으로 묶여 젖은 기저귀가 채워진채 방치됐다가 숨졌다.
지난 3월 이같은 내용을 제보받은 검찰은 병원을 압수수색했고 수사 과정에서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영화 '올드보이'와 비슷하게 밀실에서의 환자 폭행과 감금이 횡행했기 때문이다.
병원은 보호자 전화 한 통이면 환자를 강제로 데려와 입원시켰으며 반항하는 환자는 끈으로 묶은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은 외부로 보내는 편지를 검열해 불리한 내용이 있으면 반출을 금지했고, 하루 1차례 허가된 외부 통화는 보호사가 옆에서 감청했다.
격리실에는 폐쇄회로TV가 설치되지 않은 공간이 있어 주로 이 곳에서 폭행이 이뤄졌다.
간호사들은 환자들이 누구한테 부당한 대우를 받았는지 알 수 없도록 가슴에 이름표를 착용하지 않았으며, 간호일지에는 환자 스스로 다친 것처럼 허위기재했다.
압수수색 당시 병원 행정부장 서류철에서는 환자들이 수사기관에 진정을 요청하는 편지가 뜯겨진채 무더기로 발견되기도 했다.
C병원은 이 사건 전부터 과도한 신경안정제 사용 등으로 원성이 높았으며, 환자들은 수차례 국가인권위원회와 보건소에 하소연했지만 여건은 개선되지 않았다.
심지어 12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병원에 청소부가 1명 밖에 없어 병원은 입원환자들에게 한 달에 담배 2갑을 주는 조건으로 청소까지 시켰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환자들은 수사 기간에 보호사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제발 병원에서 꺼내 교도소로 보내달라'는 전화를 수차례 검찰청에 걸었다"면서 "이 사건을 계기로 현행 정신보건법의 문제점이 노출된 만큼 신속한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5월 가혹행위를 저지른 혐의 등으로 병원 관계자 3명을 구속기소한데 이어 24일 이사장과 의사, 간호사 등 6명을 추가기소했다.
(정읍=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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