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구한말 신미양요 때 미 해군이 빼앗아갔던 당시 조선군 장수기, 이른바 어재연 장군기가 136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완전 반환이 아니라 10년간 빌려주는 조건입니다.
이정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871년 6월11일, 강화도 광성진에서는 미 해군과 조선 수비군 간의 처절한 전투가 벌어집니다.
로저스 제독이 이끄는 미 해군은 전날 이미 초지진과 덕진진을 함락시킨 터여서 쉴새없이 함포사격을 퍼부은 뒤 광성진에 상륙합니다.
육박전이 벌어졌지만 이미 전세는 기울어, 광성진의 어재연 장군과 군사 350여 명이 전사합니다.
미군 전사자는 단 3명, 100대 1의 일방적인 전투였습니다.
광성진에 나부끼던 조선군 장수기는 미군에 빼앗기고 대신 성조기가 내걸립니다.
그리고 136년이 흐른 지금, 당시 미군의 전리품으로 태평양을 넘어간 장수기는 고국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장수기는 완전히 반환된 것이 아니라 10년 동안 전시하고 돌려주는 조건으로 빌려왔습니다.
[유홍준/문화재청장 : 미국의 현재 법령으로 미 국회의 의회를 통과하지 않고는 저희들이 반환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고...]
어재연 장군 장수기는 보존처리를 다시 한 뒤 내년 3월부터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전시됩니다.
장수기는 잇따른 강대국의 침략 속에 약소국의 굴욕과 아픔이 서린 구한말 우리 역사의 한 토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