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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절 50년 주름살만

◎앵커: 북의 남편을 기다리며 50년을 수절해온 남쪽의 아내, 반백의 얼굴로 다시 만난 이들 부부에게 세월 은 그저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서경채 기자입니 다.

○기자: 북에서 온 남편 리복연 씨와 남쪽에서 50년을 기다려 온 부인 이춘자 씨. 20대 청춘은 훌쩍 가버리고 이제 깊게 팬 주름살만 가득합니다. 오랜 기다 림에 지친 탓인지 아내는 남편과 어색한 포옹 을 나눕니다.

<이춘자(남측): 좋지 뭐. 안 죽고 살아오니, 죽 었을 줄만 알았지.> 북에서 재혼한 남편은 남쪽에 두고 간 코흘리 개 두 아들을 잘 키워낸 아내에게 그저 미안하 다는 말 뿐입니다.

<리복연(북측): 하루도 잊은 적 없어요.> 50년만에 안아보는 어깨. 아내는 남편과 함께 가족사진을 찍으며 야속했던 세월을 달래봅니 다.

<리복연(북측): 고생시켰지요.> 그 한을 씻으려는 듯 아내는 남편에게 줄 선물 로 고향에서 난 안동포로 옷을 지었습니다. 짧 은 만남 뒤에 이어지는 이별. 부부는 다시 한 번 손을 꼭 잡았습니다.

<이춘자: 오죽하면 남의 집에 (남자옷) 걸려 있는 것이 부럽더라고요.> <리복연(북측): 내일 또 만나자.> 남편도 가다 말고 아내를 다시 돌아봅니다. 아 내는 돌아선 남편의 굽은 어깨에서 한 많았던 50년 세월을 천천히 읽어내리고 있습니다.

SBS 서경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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