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른 보조금 지급을 임기 내에 마무리하기 위해 막바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행정부가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기업들에 할당된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열심히 협상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2022년 제정된 반도체법에 따라 지급하기로 한 390억 달러의 보조금 중 대부분을 기업에 배정했으나 이 가운데 약 300억 달러는 복잡한 정부 협상 과정에 있어 아직 실제 자금이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인텔의 경우 공장 프로젝트에 최대 85억 달러, 방위산업 제조 시설에 최대 30억 달러 등 대상 기업 중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배정받았지만, 아직 실제 지급받지는 못했습니다.
PC나 서버용 반도체 제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텔은 애리조나와 뉴멕시코, 오하이오, 오리건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 중이며, 이번 보조금에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무부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앞서 앞으로 두 달 안에 가능한 한 많은 보조금 지급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보조금이 지급된 경우 법적 구속력이 있어 의회의 동의 없이는 이를 되돌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게 정부 및 기업 관계자들의 해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유세 당시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바 있습니다.
10월 말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과의 대담에서 정부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주는 대신 수입 반도체에 세금을 부과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반도체 보조금은 너무 나쁘다. 기업이 반도체를 만들도록 하기 위해 많은 돈을 내야 하는 건 옳지 않다. 10센트도 낼 필요 없다. 조세정책으로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새 행정부에서 반도체법을 어떻게 할지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반도체법은 초당적 지지를 받아 통과됐고 보조금을 받을 기업 중 상당수가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지역구에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 측과 의견을 나눈 업계 관계자들은 정권이 바뀌어도 이 법은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서두르는 이유로 트럼프의 취임이 아닌 국가 안보와 경제적 중요성을 꼽았습니다.
지난주 오하이오와 뉴멕시코, 뉴욕, 오리건의 기업들은 바이든 행정부에 서한을 보내 보조금이 "적기에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향후 30일 이내에 보조금을 쓸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