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제일 사과가 비싼 나라', 지난 3월, 주요 국가 가격 통계 비교 사이트 넘베오에서 한국 사과 값이 95개국 중 가장 높다는 자료가 나오면서 얻게 된 자조적인 별명이다.
넘베오는 사용자가 직접 입력하는 자료를 기반으로 통계를 내는 사이트라 100% 신뢰할 수 없다고는 한다. 그러나 실제로 유명 백화점에서 한 개에 2만 원에 달하는 사과가 등장하는 등 모두가 체감하고 있던 일이라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하곤 했다.
그런데 이렇게나 비싼 국산 사과가 미국에서는 1.29달러, 약 1,700원에 팔린다는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며 갑작스러운 논란이 생기기도 하였다.
'충주맨'으로 알려진 충주시청 김선태 주무관이 해명 영상을 올리며 일단 진화는 되었는데, 담당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물량은 사전에 100% 계약 재배된 것이라 한다. 그래서 2023년 10월 평균 가격에 팔렸기 때문에 저렴하게 제공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목을 끈 것 자체는 할인 가격이었으며, 원래 정가는 2.49달러로 국내 가격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문은 남는다. 미국까지의 운송 비용과, 미국의 소득 수준이 훨씬 높은 것을 고려하면 비슷한 가격에 팔리는 것 역시 억울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결국 우리가 상대적으로 적은 소득으로 더 많은 식료품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식료품 가격은 선진국 평균보다 56%나 높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먹거리는 왜 이토록 비싼 것일까? 흔히 이 문제를 다룰 때 많은 이들이 비효율적인 유통 구조가 원인이라 지적하곤 한다. 우리도 미국 마트처럼 미리 상품을 기획했다면 더 싸게 팔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부분적으로만 맞는 말이다. 국내에서 유통 비용이 판매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등 다른 선진국의 80%에 비하면 낮은 수준으로, 오히려 근본적인 원인은 높은 산지 가격 자체에 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