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에 가장 춥다는 1월입니다. 우리나라 공식 관측소 가운데 가장 추운 대관령의 1월 최저기온 평균이 영하 12.2도인데, 이 말은 통계적으로 매일 아침이 영하 12도라는 겁니다.
그런데 지난 12일, 대관령 기온이 영상 11.2도까지 치솟으며 관측 사상 가장 따뜻한 1월 날로 기록됐습니다. 강릉도 18.7도까지 기온이 올라 매화꽃이 피었고, 경남 진주의 기온은 20.1℃까지 치솟았습니다. 반소매 차림으로 돌아다녀도 되는 4월 중순에 해당하는 날씨입니다.
지금 무슨 일이?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지며 다음날 13일엔 한겨울에 눈 대신 비가 내렸습니다. 사실 1월에는 날이 춥고 건조해 비가 내려도 양이 많지 않은데 거제도 108, 남해 89, 양산 70, 여수 58, 해남 43mm 등 과거에 찾아보기 힘든 양의 많은 겨울비가 쏟아졌습니다. 남해안 지역들이 1월 관측 사상 최대 일 강수량을 기록했고, 제주도 한라산 삼각봉에는 단 하루 만에 316mm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굉장히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한 겁니다.
고온 현상은 끝?
당분간 날씨는 '추운 경향'으로 이어집니다. 주 후반이 되면, 러시아 서쪽에 그리스 문자 오메가(Ω) 형태로 고기압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렇게 거대한 고기압은 대기 흐름을 막아서기 때문에, 블로킹이라 부릅니다. 이른바 '오메가 블로킹'이 발생하는 겁니다. 이 거대한 고기압이 러시아 서쪽에 자리 잡으면, 러시아와 중국 동부, 우리나라는 추운 날씨가 길어집니다. 고기압이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고기압 오른쪽에는 북극의 찬 공기가 계속 내려오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한동안은 고온 현상보다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추운 날씨가 계속됩니다. 서울의 1월 중순 최저기온 평균이 -5.4℃입니다. 평년과 비슷한 겨울은 춥다는 얘기입니다. 설 연휴 시작일인 토요일에는 서울 기온이 영하 10℃, 설 당일에는 영하 6℃, 설 연휴 마지막 날인 화요일은 영하 12℃가 예상됩니다.
왜 중요한데?
흔히 기후변화를 살펴볼 때는 30년 치의 평균 관측자료를 보게 됩니다. 1970~2000년까지 30년 동안 서울의 1월 최저기온 평균은 영하 -6.1도였는데, 최근 1990~2020년까지 최저기온은 -5.5℃로 0.6도 따뜻해졌습니다.
8월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25.4℃에서 26.1℃로 더 더워졌습니다. 극단적인 날씨들을 모아보니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는 게 확실하게 보입니다.
좀 더 설명하면
작년 전 세계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1850~1900년보다 평균 약 1.15℃ 증가한 걸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교과서에서 학생들이 배우는 1.1℃보다도 더 늘어난 수치입니다.
그린란드 빙상은 26년째 감소하고 있는데, 작년에는 9월에 처음으로 눈이 아닌 비가 내렸습니다.
스위스 빙하의 크기(volume)은 전년 대비 6.2%나 감소했는데 2000년대 이후 이렇게 많이 감소한 건 처음입니다. 보고서에서도 보라색으로 표시된 감소량이 그래프의 범위를 뛰어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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