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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지금 단계선 北 비핵화 의사 있다고 생각 안 해"

태영호 "지금 단계선 北 비핵화 의사 있다고 생각 안 해"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를 다루는 북미 간 협상을 핵 보유국끼리의 핵 군축 협상이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태 전 공사는 오늘(2일)자 마이니치신문에 실린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협상 과정에서 주장하는 것은 북한이 보유 핵무기와 핵시설 일부를 내놓고 대가로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는 단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는 핵위협을 조금 줄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성격은 핵 보유국끼리의 핵 군축 협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이런 협상을 하는 것으로 실질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게 된다고 생각한다며 현 단계에서 북한에 비핵화 의사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는 배경에 대해선 지난 30년간 동일한 대화 패턴이 계속돼 왔다고 의미를 낮췄습니다.

북한은 미국과 한국에 새 정권이 탄생하면 대화를 시작하고 원칙적인 합의를 보지만 다음 절차 이행을 위한 협상에서 합의문 해석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협상이 장기화하고 결국 성과를 보지 못한 것이 그간의 대화 패턴이었다는 것입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 위원장의 개혁 의지에 대해선 처음엔 유럽에서 공부한 사람이 정치하면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실제로 정권 초기에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계속해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사례로 김 위원장이 핵미사일 개발이 아니라 학교를 개선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자고 주문하고, 세계에서 좋은 것으로 알려진 경제시스템을 모두 연구하라고 지시한 일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농업 분야에서는 한 농가가 북한의 협동농장 한 곳보다 많은 식량을 생산하는 스위스 방식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고 상기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특히 자신이 중요하게 봤던 것은 김 위원장이 집단체조를 중단시킨 점이라며 집단체조 연습에 동원되는 아이들은 반년 가량 공부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일시 중단했던 집단체조를 지난해 가을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부활시켰다고 태 전 공사는 지적했습니다.

북한 체제의 향후 변화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상태가 10년 이상 이어지고, 그로부터 10년 정도 사이에 북한 내부 요인으로 큰 변화가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내부 변화와 관련한 결정적 포인트는 시장화와 자본주의 경제시스템 확대 등을 김 위원장과 조선노동당 지도부가 허용할지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북한 지도부가 변화하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권이 붕괴할 때까지 저항이 계속될 것이고, 받아들인다면 김정은 정권은 스스로 변화하는 길을 택하는 셈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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