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루이스 '이름값 어디 가나'…리디아 고는 '주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여자부 경기가 4라운드 가운데 절반인 2라운드까지 마무리됐습니다.

박인비(28·KB금융그룹)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브룩 헨더슨(캐나다),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등 우승 후보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중위권에 머물며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에 그치고 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골프코스(파71·6천245야드)에서 열린 2라운드 경기 결과 박인비가 중간합계 10언더파 132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습니다.

박인비는 이틀간 5타씩 줄이는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였고 보기는 단 1개로 막아내며 특유의 안정감을 뽐냈습니다.

루이스는 2라운드에서만 8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르며 9언더파 133타, 1타 차 단독 2위에 포진했습니다.

박인비와 루이스는 모두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선수들이지만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전망은 밝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박인비는 손가락 부상에 시달리고 있었고 루이스는 이달 초 결혼식을 올리느라 올림픽 준비에 전념하기 어려웠습니다.

박인비는 올해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는 공동 6위에 올랐으나 이후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했고,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에는 부상 때문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루이스 역시 브리티시오픈 4위 등의 성적을 내기는 했지만 올해 우승이 없고 세계 랭킹 역시 7위까지 밀린 터였습니다.

그러나 둘은 풍부한 경험과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앞세워 남은 3,4라운드에서 치열한 금메달 경쟁을 예고했습니다.

또 세계 랭킹 2,3위인 쭈타누깐과 헨더슨은 각각 8언더파와 6언더파로 공동 3위, 공동 8위에 올라 남은 라운드 반격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한국 선수들도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6언더파로 공동 8위, 양희영(27·PNS창호)은 4언더파로 공동 17위에 올라 남은 이틀 결과에 따라 상위권 입상을 기대할 수 있는 자리에 포진했습니다.

김세영(23·미래에셋)이 2라운드에서 2타를 잃고 3언더파 공동 22위로 밀렸으나 화끈한 경기 스타일의 특성상 하루에도 얼마든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선수입니다.

반면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가 3언더파 139타로 공동 22위에 머문 것은 다소 뜻밖입니다.

리디아 고는 이달 초에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만 공동 40위로 부진했을 뿐 이전에 열린 세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는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 여자 PGA 챔피언십 2위, US오픈 3위 등 꾸준한 성적을 내왔습니다.

리디아 고는 2라운드를 마친 뒤 "하다 보면 잘 안 될 때도 있는데 정신적인 부분을 잘 추슬러서 남은 라운드에 대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난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2라운드에 비가 내리고 바람의 강도나 방향이 수시로 바뀌는 등 날씨 변화가 컸습니다.

그러나 이번 주에는 3, 4라운드가 열리는 날에도 비 예보가 없고 바람이 오후에 다소 강해질 것으로 예상하는 정도입니다.